
[서울와이어=김종현 기자] 미국의 거대제약사인 일라이릴리가 기대 이하의 비만치료제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반면 강력한 비만치료 효과가 입증된 '위고비'를 보유한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는 급등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일라이릴리 주가는 14.14% 폭락했다. 3일 연속 추락이다. 이는 야심차게 추진했던 비만치료용 경구약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임상시험 결과가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미쳤기 때문이다.
일라이릴리는 이날 '오포글리프론'의 최고 용량이 72주 동안 평균 체중의 약 12%, 즉 약 12.2kg를 감량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는 주사 없이 복용 가능한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월가 분석가들이 기대했던 15% 수준의 체중 감소에는 미치지 못한 결과다.
일부 의사들은 이 결과를 주사제보다 다소 낮지만 유사한 수준이라면서 특히 주사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경구약의 접근성과 편의성이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UT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제이미 알만도즈 박사는 "경구제로서 매우 강력하고 유망한 결과"라면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체중 감소"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 커뮤니티 병원의 미샤 질버민트 박사는 "부작용만 견딜 수 있다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데이비드 릭스 일라이릴리 CEO는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기존 GLP-1 주사제와 경쟁할 수 있는 경구약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으며,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까지 규제 당국에 자료를 제출하고, 내년 이맘때쯤 전 세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상세 임상 결과는 오는 9월 유럽 의료 학회에서 발표되며, 연말까지 추가 임상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오포글리프론은 기존 GLP-1 약물과 달리 펩타이드 기반이 아니며, 식이 제한이 필요 없는 경구약이다.
한편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보유한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는 7.45% 급등했다. 3일만의 반등이다. 일라이릴리의 비만 치료제 임상결과가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못 미치면서 위고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