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전환 4.5조 투입…GPU 3.7만장 확보 목표
전략기술·기초연구 확대…출연연 과제 구조조정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올해보다 12.9%(2조7000억원) 늘린 23조700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과기정통부는 ▲인공지능(AI) 대전환 ▲차세대 전략기술 육성 ▲연구개발(R&D) 생태계 강화 ▲균형성장 확대에 중점을 두고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1일 과기부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 AI 관련 예산은 총 10조1000억원으로, 과기정통부가 이 중 절반가량인 5조1000억원을 집행한다. 그중 4조4600억원은 AI 대전환 사업에 투입된다. 이는 올해보다 1조원(29.7%) 증액된 규모다.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AI 컴퓨팅 자원 확보를 위해 내년 2조1000억원을 투자, 올해 1만3000장을 도입한 첨단 GPU를 내년까지 총 3만7000장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을 재추진하고 특화 AI 모델 개발을 위한 데이터 스페이스를 구축한다.
AI 반도체 기반 K-클라우드 기술개발 예산은 올해 366억원에서 내년 608억원으로 확대된다. ‘피지컬 AI’ 선도 기술 개발에 신규 예산 150억원을 투입하고 AI 스타 펠로우십 지원도 올해 90억원에서 340억 원으로 대폭 늘린다.
또 전국 어디서나 AI를 안전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AI 기본사회’ 구현을 목표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지원하고 고도화되는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보호 예산도 8.1% 늘어난 3300억원으로 편성됐다.
정부 전체 R&D 예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1조8000억원이 과기정통부를 통해 집행된다. 이는 올해보다 21.6% 늘어난 규모다.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등 초격차 기술 확보와 양자·첨단바이오 등 미래 신기술 선점을 위해 전략기술 예산을 1조2900억원 증액, 5조9300억 원을 투입한다.

연구개발 생태계 개편에도 속도를 낸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과제중심제도(PBS)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소규모 과제를 대형화하기 위해 기관전략개발단에 3636억 원을 배정했다. 우선 77개 개발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최우수 연구자 성과상여금 예산 51억원도 신설됐다.
대학과 출연연의 딥테크 창업·실증연구 지원 확대, 국가연구소(NRL 2.0) 예산을 300억원으로 늘리는 등 다양한 제도적 지원책도 포함됐다.
기초연구사업 예산은 올해보다 17.2% 늘어난 2조7400억 원으로 편성됐다. 기초과제는 1만5800개로 확대하고 신규 과제는 7000개를 지원한다. 지난해 폐지된 기본연구 사업은 1150억원 규모로 복원됐다.
또 해외 박사후연구원 국내 복귀 지원을 위한 세종과학펠로우십 트랙을 신설하고 중견연구 사업은 ‘핵심연구’로 개편해 연구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
지역 R&D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초광역권 연구개발 예산을 확대하고 연구개발특구 기능도 강화한다. 사회문제 해결형 R&D 및 지역 주민 대상 과학문화 체험 기회도 늘릴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예산에서 1조2000억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구혁채 1차관은 “성과 부진 사업과 중복사업을 정리하고 일부 사업은 개편·통합을 통해 효율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AI와 과학기술을 혁신성장의 양대 축으로 삼아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고 혁신경제로 도약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의지를 담았다”며 “역대 최대 예산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신속히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