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하·대주주 기준 유지 호재에 투자심리 개선
증권가 ‘상단 3770’ 전망 속 4분기 변동성 경고도 병존

[서울와이어=김민수 기자] 코스피가 10거래일 연속 상승 끝에 장중 3420선을 찍으며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대주주 과세 기준 유지 결정 등 정책 호재가 투자심리를 밀어올린 가운데, 증권가는 상단 3530~3770 시나리오와 함께 4분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동시에 경계하고 있다.
◆연일 최고치 경신…금리·정책 기대가 만든 랠리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후 1시18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8.96포인트(0.56%) 오른 3414.50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3420.23까지 오르며 4거래일 연속 장중 최고치를 새로 썼고, 지난 12일 세운 종전 최고치(3395.54)도 경신했다. 지수는 10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고점을 높이고 있다.
이번 랠리의 중심에는 미국의 통화정책이 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6~17일 열리며, 시장은 25bp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5bp 인하 확률은 93%, 50bp 인하는 7%다.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했으나 근원물가 상승률은 0.3%로 제한됐다. 고용 둔화 신호와 맞물리며 연준이 인하를 단행할 명분이 충분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진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은 “연준이 고용 둔화를 인정하되 물가 경계는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9월에는 25bp 인하가 단행되고, 점도표는 연내 2회 인하 전망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내 정책 변화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정부가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강화하려던 방침을 철회하고 현행 50억원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정협의에서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당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7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과세 정상화 필요성과 자본시장 활성화 필요성 사이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정부는 앞으로 기업과 국민 경제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시장 의견을 청취하고 국회와 논의한 결과 대주주 범위를 현행 ‘종목당 보유금액 50억원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조성과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등 자본시장 발전과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상단은 3530~3770 열어두되 FOMC·밸류에이션이 열쇠
증권가는 코스피 상단을 3530~3770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강세장은 1차 상승 이후 조정을 거쳐 2차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올해 1차 상승률이 42%였던 점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폭은 그 절반가량인 21%로, 이를 적용하면 상단은 3770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25년 순이익 전망치 203조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보수적인 상단은 3530”이라고 덧붙였다.
흥국증권은 상승세의 배경을 밸류에이션 정상화, 새 정부 산업정책 기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꼽았다. MSCI 기준 한국 P/B는 작년 말 0.87배에서 최근 1.2배로 상승해 10년 평균(1.04배)을 넘어섰다.
이영원 연구원은 “대통령 취임 100일 시점이었던 11일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4월 저점 대비 48% 상승했다”며 “밸류에이션 개선과 정책 효과, 반도체 업황 개선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은 지표로도 확인된다. 데이터센터 설비투자 확대와 AI가속기 수요 증가 속에 HBM 수요가 상향 조정됐고, 7·8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6%, 26.9% 늘었다. 정부가 내놓은 150조원 국민성장펀드와 11개 전략산업 지원 계획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밸류에이션 부담은 점차 커지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3년 평균을 웃돌고, 실적 기준 PBR 상단이 3485선에 위치한다”며 “3500 이상은 오버슈팅일 가능성이 높고 이후 중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FOMC 이후 점도표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채권금리와 달러 반등으로 조정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증권은 단기 기술적 부담과 외국인 매수 집중을 변수로 지목했다. 조준기 연구원은 “이번 주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9월 FOMC”라며 “25bp 인하는 확실시되지만 연말까지 추가 인하 경로를 가리킬 점도표에 시장이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외국인 매수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집중된 가운데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가 반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상승세가 이어질 여지도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