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M·FOMC·관세 변수 주목…기관·외국인 수급 전환 가능성
여행·레저·반도체 등 실적 기대 업종 부각

[서울와이어=김민수 기자] 국내 증시가 역대 두 번째로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긴 휴장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매매 참여가 줄며 단기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연휴 기간 동안 미국 주요 경제지표와 통상 이슈가 예정돼 있어 단기 변동성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연휴 이후에는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관망세 속 수급 공백 우려…“급락보다 기회”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2000년 이후 25년간 코스피의 추석 연휴 전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연휴 전 일주일 평균 -0.43%에서 연휴 후 일주일 +0.51%로 전환했다”며 “기관과 외국인은 연휴 전에는 순매도했지만, 연휴 이후에는 순매수로 돌아서는 패턴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반도체·에너지·소프트웨어 등 시가총액 상위 업종이 수익률 개선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긴 연휴로 단기 수급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지수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긴 연휴 동안 주요 지표 발표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급락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 회피보다는 저가 매수 기회를 탐색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특히 외국인이 원화 약세에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어 지수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휴 전 거래대금이 10조원에 달하는 등 유동성도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보다 수급 공백이 크지 않다는 신호로, 단기 조정이 있더라도 급락 위험은 낮다는 분석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직전과 직후 코스피 수익률은 대체로 보합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거래량이 줄고 관망세가 강한 만큼 단기 급등락보다는 횡보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연휴 중 주목할 해외 변수…ISM·FOMC·관세
연휴 동안 휴장하는 국내 증시와 달리 글로벌 시장은 정상 개장한다. 전문가들은 연휴 기간 중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와 정책 이벤트가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변수로 보고 있다.
우선 9월 ISM 제조업지수가 핵심이다. 김두언 연구원은 “ISM 제조업 세부 지표인 신규 수주는 한국 수출 증가율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인다”며 “8월 개선세가 이어진다면 연휴 이후 코스피 반등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9월 고용지표는 결과에 따라 시장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상향 조정되면 경기 회복 신호로, 부진할 경우 금리 인하 기대 강화로 각각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핵심 변수다. 연준이 최근 금리 인하를 재개했지만, 의사록에서 인플레이션 재부각이나 인하 속도 조절 언급이 나오면 연속 인하 기대가 약화될 수 있다. 연준 내 소수 의견과 독립성 논란 역시 향후 정책 불확실성을 키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치·통상 리스크도 부담 요인이다. 미국 정부 셧다운 우려, 10월1일부터 시행되는 트럼프 행정부의 신규 관세, 한미 통화스와프 협상 지연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두언 연구원은 “셧다운은 과거에도 단기 조정에 그쳤지만, 관세 부과는 한국 의약품 등 일부 업종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시행과 10월 APEC 회의에서의 한중 관계 개선 기대감은 여행·소비 업종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연휴 이후, 수급 회복과 실적 모멘텀 기대
연휴가 끝난 뒤에는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돌아오며 코스피가 반등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과거 통계상 추석 이후 한 주간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로 전환하며 지수를 끌어올린 패턴이 반복돼 왔다.
김두언 연구원은 “과거 사례처럼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 예상된다”며 “반도체·에너지·소프트웨어 등 시가총액 상위 업종 중심으로 수익률 제고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글로벌 경기 흐름과 수출 회복이 맞물리면 대형주 중심의 반등세가 뚜렷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기훈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추정치가 상향된 여행·레저,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종이 유망하다”며 “특히 추석·국경절 황금연휴와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 등 호재가 겹친 여행·레저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연휴 이후 단기 횡보 국면에서도 실적 모멘텀을 보유한 업종 중심의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환율 변수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 이은택 연구원은 “4분기 환율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미니 리스탁킹 사이클(재고 재축적)’이 진행 중인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며 “정책 기대감과 실적 반등 모멘텀을 고려할 때 연휴 이후 점진적 상승 흐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 환율 변동성보다는 중기 실적 회복세가 시장을 지탱할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결국 전문가들은 연휴 이후 수급 회복과 실적 개선이 맞물리며 점진적 반등이 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단기 변동성에 대한 과도한 우려보다는 글로벌 이벤트를 면밀히 점검하며 업종별 기회를 선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