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문제제기 일축… 자사주 소각·투자재원 활용 지속
박철완 측, 과거 패배에도 지분 매입 등 이사회 참여 의사 밝혀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가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EB) 발행 시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박철완 전 상무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가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EB) 발행 시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박철완 전 상무

[서울와이어=이민섭 기자]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가 추가 지분 매입 등을 통해 이사회에 참여할 방법을 모색한다고 밝히며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인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이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하면 강력 대응하겠다고 했으나 금호석유화학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1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이 자사주를 담보한 EB를 발행하면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훼손하고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난달 30일 주장했다. 다른 기업들이 상법 개정 전에 EB발행을 서두르고 있으나 금호석유화학은 경영권 분쟁 중인 회사라고 덧붙였다. 

자사주 담보 EB는 사채권자의 청구에 따라 발행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으로 교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회사채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EB를 누구에게 발행했냐가 중요하다"며 "그 과정이 공정하다면 주주들한테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박 전 상무 측은 금호석유화학이 아직 경영권 분쟁 중이라며 EB가 발행되면 문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상무는 "추가 지분 매입 등을 통해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으로 유리해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자사주 담보 EB 발행 여부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박 전 상무 측이 이 부분을 문제 삼은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박 전 상무 측이 지난달 30일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금호석유화학의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EB 발행을 검토했는지 ▲박 전 상무 측은 어떤 경로로 금호석유화학의 EB 발행 검토부를 확인했는지가 빠져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있지도 않은 자사주 담보 EB 발행을 주장하며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되살리려 한다"며 "자사주는 절반을 3년 내에 소각하고 나머지 절반을 투자재원으로 활용한다고 주주들에게 밝혔다"고 말했다. 

박 전 상무 측과 금호석유화학은 2021, 2022년에 이어 지난해 3월 제47기 정기주주총회에서도 갈등을 겪었다. 금호석유화학 이사회는 "자기주식의 소각은 배당가능이익, 전략적 투자기회, 임직원 보상체계, 자본조달비용 등 여러 요건을 고려해야 한다"며 "석화산업 전반의 장기 침체가 예상돼 재무 유동성 확보가 중요하고 자본조달의 여러 선택지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3월 제48회 정기주주총회에서 박 전 상무 측이 주주제안을 하지도 의결권을 행사하지도 않았다고 밝혀 경영권 분쟁을 도모할 명분과 주체가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안정적 기업 운영으로 업황 회복에 집중하는 계기가 마련됐고 업계의 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박 전 상무 측이 이사회 참여를 밝히면서 상황은 미지수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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