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원전 협력 첫 결실… 내년 상반기 EPC 계약 추진
[서울와이어=안채영 기자] 현대건설은 지난 24일 현대건설 본사에서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와 ‘복합 에너지 및 인공지능(AI) 캠퍼스’ 내 대형원전 4기 건설에 대한 기본설계(FEED)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계약 서명식은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와 메수트 우즈만(Mesut Uzman) 페르미 뉴클리어(Fermi Nuclear LLC.) 대표를 비롯한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한우 대표는 홍콩에서 토비 노이게바우어(Toby Neugebauer) 페르미 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면담하고 대형원전 EPC(설계·조달·시공)의 조속한 추진 계획과 본 사업 전반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복합 에너지 및 인공지능(AI) 캠퍼스’는 미국의 에너지 디벨로퍼인 페르미 아메리카가 텍사스주 아마릴로 외곽의 약 2119만㎡ 부지에 조성하는 민간 전력망 단지다.
▲AP1000 대형원전 4기(4GW) ▲SMR(2GW) ▲가스복합화력(4GW) ▲태양광 및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1GW)을 결합한 총 11GW 규모의 독립형 전력 공급 인프라와 이 전력을 연계할 AI 데이터센터의 단계적 구현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대형원전 4기 건설의 첫 번째 단계인 ▲부지 배치 계획 개발 ▲냉각 방식 검토 ▲예산 및 공정 산출 등의 기본설계를 수행한다. 양사는 지난 7월 본 프로젝트의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원자력 기반의 하이브리드 에너지 기획부터 기본설계, EPC에 이르기까지 협의를 이어왔다.
현재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통합 인허가를 검토 중이며 현대건설은 기본설계와 본공사 준비를 병행하며 내년 상반기 EPC 계약 체결을 목표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미국 대형원전 건설 프로젝트의 수행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건설은 원전 프로젝트를 예산과 일정 내 완공한 실적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현대건설의 기술력을 입증한 중요한 성과로, 한미 간 긴밀한 에너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실리적인 협력 강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미국의 민간 에너지 디벨로퍼로 릭 페리(Rick Perry) 미국 전 에너지부 장관 와 토비 노이게바우어가 공동 설립한 기업으로, 차세대 인공지능(AI) 구현에 필수적인 기가와트(GW)급 전력망 구축을 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