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IB 강화 등 체질개선으로 실적 개선 틀
올해 발행어음 인가에 전력투구 중

[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의 임기가 올해 말로 끝난다. 적자의 늪에 빠졌던 하나증권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강 대표는 상대적을 취약했던 투자은행(IB) 부문 및 자산관리(WM) 부문을 집중적으로 강화하는 등 체질 개선에 성공하는 양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에 더해 숙원사업인 초대형 투자은행(IB), 발행어음업 인가까지 성공할 경우 연임은 물론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의 현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업계 안팎에서는 본다.
◆취임 1년만 흑자전환 성공…경영능력 입증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월 취임한 강 대표는 임기 첫 해 부동산 PF·해외 대체투자 손실 우려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의 여파로 연결기준 영업손실 3668억원, 순손실 2889억원 등 부진한 결과를 받았다.
다만 바로 다음 해인 작년 하나증권은 자산관리(WM) 3355억원, 홀세일 412억원, 기업금융(IB) 1933억원, 세일즈앤트레이딩(S&T) 3112억원 등 전 사업부문에서 영업이익을 냈다. 순이익 역시 흑자전환(2251억원)했다
올해도 개선세가 주춤하기는 하지만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하나증권의 영업이익은 1843억원, 순이익은 1696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7.4% 줄었다
이는 강 대표가 주도한 사업구조 변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해외 부동산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체투자 익스포저를 줄이고 전통적인 자본시장 영역인 주식·채권발행시장 영업활동을 강화하며 수익성 회복에 힘썼다.
그동안 진행한 조직 개편을 이런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강 대표는 .2023년 말 조직개편을 실시해 IB그룹을 IB1부문과 IB2부문으로 나누며 IB1부문에 기업금융본부를 편제했다. ECM 부서는 본부로 승격했다. ECM본부는 기업공개(IPO)를, 기업금융본부는 DCM을 맡는 등 전통 IB 사업 강화 전략을 펼쳤다.
작년에도 WM혁신본부를 신설, 조직 협업과 영업의 컨트롤타워을 만들었고, IB부문은 투자금융 조직 확대를 통해 인프라∙인수금융 부문의 시장경쟁력 강화했다. S&T 부문은 장외파생상품의 평가 정밀화와 안정적인 상품 개발을 위해 Quant실을 신설했다.
이에 하나증권의 경우 작년 채권자본시장(DCM) 리그테이블에서 순위권에 들지 못했으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은행 자금을 통해 회사채 영업을 확대하면서 9위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하나증권은 DCM 등 전통 IB 강화 기조를 바탕으로 소기의 성과를 보이는 모습이다.
3분기 기준 누적 브로커리지(BK) 수익은 1221억원으로 전년 동기(1009억원) 대비 21% 늘었다. 같은 기간 누적 총고객 수는 392만명으로 전년 동기(373만명) 대비 약 5.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 초대형IB 인가로 연임 굳히나
업계에서는 실적 개선과 연임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한 초대형 IB 인가를 꼽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 7월 초대형IB 진출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미 하나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를 위한 전사 차원의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하고 소싱·운용·판매·내부통제 전 부문에 대한 계획안 작성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증권이 내세우는 강점은 모험자본 투자 역량이다. 금융당국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이상 증권사의 모험자본 투자 비율 의무화를 추진 중인 데 따른 전략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오는 2028년까지 의무 모험자본 투자비율은 발행어음 조달 금액의 25%다.
하나증권은 발행어음 인가 첫해부터 이를 준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나증권은 2022년 발행어음 관련 전산시스템을 개발 완료하는 한편 매년 1조원 이상의 모험자본 투자잔고를 유지하며 사업 준비에 나서 왔다. 실제 하나증권의 올해 상반기 기준 모험자본 투자 잔액은 상반기 기준 1조420억원으로 현재 자기자본의 17.2%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외에 지난 7월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한 대출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9월에는 증권사 자체 AI 모델을 기반으로 개별 종목과 업종의 투자심리를 수치화해 제공하는 '공포탐욕시그널'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고객 서비스 강화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WM 부문 강화를 위해 지난 7월 혁신 Growth팀도 신설했다. 혁신 Growth팀은 리서치·IT·마케팅·컴플라이언스 분야의 전문인력 4인으로 구성된 소규모 TFT다. 분야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협업한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 강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하나증권의 초대형IB 인가가 그룹 전체 수익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강 대표는 함 회장의 최측근으로 평가된다. 함 회장이 하나은행장으로 취임할 당시 본사 영업지원그룹장(전무)로 자리를 옮기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지난해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오른 인물인 만큼 인가 여부에 그래서 더 눈길이 쏠리는 모습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강 대표는 하나증권의 본업 경쟁을 강화하면서 리테일과 전통 IB를 강화시키는 등 체질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며 “강 대표는 발행어음 사업에 승부수를 거는 모양새로 인가 마무리 이후 지주 내 다른 보직으로 이동하거나, 현직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계속 이끌 가능성이 함께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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