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IB 조직 강화…ECM 리그테이블 1위 등
IMA 인가로 사업 다각화 기회 선점 기대감
대표 자리 둘러싼 농협중앙회와 갈등 봉합 해석도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사진=NH투자증권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사진=NH투자증권

[서울와이어=노성인 기자]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의 임기 만료가 내년 3월로 다가옴에 따라 연임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대표는 취임 이후 NH투자증권의 실적 개선을 이끄는 등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윤 대표가 이끄는 NH투자증권이 최근 종합투자계좌(IMA) 인가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청신호’ 켜졌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IMA 사업자 선정의 최소 요건(자기자본 8조원) 충족을 위한 유상증자에 농협금융지주가 참여한 것으로 두고 연임 행보에 악재로 여겨지던 농협중앙회와 갈등이 일단락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윤 대표의 IB 노하우 '적중'… 리테일 역량 강화도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기업금융(IB) 명가’라는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순영업수익은 1조196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031억원) 대비 8.4% 증가했다. 순영업수익은 영업이익에 판관비를 더한 것으로 증권사 성적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특히 IB부문이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 NH투자증권의 올 상반기 IB 수수료 수익은 2378억원으로 전년 대비 38.3% 크게 뛰었다.

이는 약 20년 동안 NH투자증권의 IB 부서를 이끌었던 윤 대표의 노하우가 적중한 결과라고 설명이다. 윤 대표는 지난 1993년 NH투자증권 전신 LG투자증권에 입사해 기업금융 팀장, 커버리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NH투자증권에서는 인더스트리 본부장, 제네럴 인더스트리 팀장, 투자은행(IB) 1팀 사업부 대표 등을 거쳐 지난해 대표로 취임했다.

윤 대표가 취임 기간 내내 IB부문 조직 강화에 힘을 준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말 윤 대표는 IB 조직 내 이성 IB1사업부 대표와 신재욱 IB2사업부 대표를 모두 전무로 승진시키며 힘을 실어줬다. 또한 기업공개(IPO)를 담당하는 ECM본부장에 최강원 홍콩법인장을 올리는 혁신도 진행했다.

이는 탁월한 성과로 이어졌다,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차증권, 삼성SDI 등 대규모 유상증자 연달아 주관하는데 성공했으며 IPO 부문에서도 삼양컴텍, 대한조선 등 굵직한 딜을 성사시켰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에서 리그테이블 1위, 채권자본시장(DCM)에서 2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늘어난 개인투자자들을 잡기 위한 리테일 역량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리테일혁신추진부’를 신설했다. 또한 삼성증권 출신의 이재경 부사장을 리테일사업총괄로 영입했다.

사진=NH투자증권
사진=NH투자증권

◆IMA 인가로 사업 다각화 포석…농협중앙회와 갈등 일단락

지난달 NH투자증권이 금융당국에 IMA 사업 인가를 신청한 가운데 통과 시 윤병운 대표에 대한 평가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IMA는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모은 뒤 이를 기업금융 자산을 통해 운용하고, 실적에 따라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원금지급 의무를 지닌 고배당 상품으로 IB에 비해 리테일 부분이 상대적으로 약한 NH투자증권에게 중요한 성장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농협중앙회와 NH투자증권 간의 불편한 기류가 존재한다는 점은 연임에 걸림돌이었다. 지난해 3월 윤병운 대표가 선임 될 당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NH투자증권 대표로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추천했다. 이에 이석준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강한 반대와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이 농협중앙회의 개입에 경고해 사태는 일단락된 바 있다.

다만 이번 IMA 인가 조건 충족을 위한 유상증자에 NH농협금융지주가 참여한 것으로 두고 해소 이슈가 해소됐다는 해석이다. 농협중앙회→NH농협금융지주→NH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유상증자 참여는 일종의 시그널로 읽힌다는 것이다.

현재 NH투자증권 최대주주는 NH농협금융지주고, NH농협금융지주의 지분 100%를 ​농협중앙회가 ​갖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의 뇌물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됨에 따라 윤 대표 연임이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는 관측이 있다”며 “직전 대표였던 정영채 전 대표가 3연임을 하는 등 전통과 NH투자증권의 실적이 윤 사장 취임 이후 뚜렷한 개선세를 보인 점은 연임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