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투자확대로 호황 지속…HBM·파운드리 실적 개선 전망

[서울와이어=박동인 기자]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8일 삼성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부정적(Negative)’에서 ‘안정적(Stable)’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전망을 하향 조정한 지 10개월 만에 원상 복구된 것으로 신용등급은 ‘Aa2’를 유지했다. 이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과 같은 수준이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피치의 ‘AA’ 등급에 대응한다.
글로리아 추엔 무디스 부사장은 “주로 인공지능(AI) 관련 제품 수요 확대에 힘입은 메모리 시장 호황으로 삼성전자가 향후 12~18개월 동안 견조한 실적과 현금흐름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의 AI 인프라 투자 증가가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비롯한 첨단 메모리 제품 수요를 강하게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이 올해 1~3분기 약 9~10% 수준에서 내년 14%까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황 회복과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에 따라 올해와 내년 모두 상당한 잉여현금흐름(FCF)을 확보할 것으로 무디스는 판단했다. 특히 반도체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은 미세공정 수율 개선과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삼성전자가 대규모 설비투자에도 강력한 시장 지위와 브랜드 경쟁력, 대규모 순현금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Aa2’ 등급의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반도체 산업 특유의 높은 경기 변동성과 자본집약적 구조는 여전히 신용도 부담 요인으로 평가했다.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도 제시됐다. 무디스는 잉여현금흐름 감소와 순현금 포지션 악화, 공격적인 주주환원정책 등이 등급 하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2조16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5% 증가했다. 매출은 86조617억원으로 8.8% 늘었다. 올해 1~9월 기준 전체 매출 중 반도체·디스플레이(DS) 부문 비중은 44%, 모바일·네트워크(MX) 부문은 42%를 차지했다.
한편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 전망 역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