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회담 후 첫 통화…무역합의 이행 점검·우크라·대만 등 논의
트럼프 “시주석 하반기 美 초청”…8년여만의 정상 교차 방문 주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김민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갖고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중 상호 방문을 추진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 베이징 방문 초청을 수락했으며, 시 주석에게는 내년 하반기 국빈 자격으로 미국 방문을 제안했다. 

미·중 정상이 같은 해 상대국을 오가는 ‘투 트랙 정상외교’가 성사될 경우 8년여 만의 양 정상 교차 방문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 주석과 매우 좋은 전화 통화를 했다”며 “우크라이나·러시아, 펜타닐, 대두와 기타 농산물 등 여러 주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 주석이 4월 베이징 방문을 요청했고 나는 이를 수락했다”며 “내년 하반기 미국 국빈 방문의 손님으로 시 주석을 초청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통화 사실을 확인하며 내년 상호 방문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달 한국 부산에서 가진 정상회담 이후 중미(미·중) 관계는 총체적으로 안정·호전을 보이고 있다”며 “합하면 모두 이롭고, 싸우면 모두 다친다는 것은 실천을 통해 거듭 증명된 상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은 협력 항목을 늘리고 문제 목록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통화는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미·중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 성격이다. 당시 양국은 무역 갈등을 봉합하고 펜타닐·농산물·희토류 등 핵심 통상 현안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산 회담 이후 양측은 합의를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이제 큰 그림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통화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문제 등 민감한 외교 현안도 논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농가를 위한 매우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고 강조하며 대두 등 농산물 수입 확대와 펜타닐 전구물질 차단 관련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중국에 있어 대만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대만의 중국 복귀는 전후 국제질서의 중요한 구성 요소”라고 강조하며, 최근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고조된 중·일 갈등 국면 속에서 대만 문제의 민감성을 다시 부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각 당사국이 이견을 줄여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 협정을 조속히 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통화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유예, 미국의 펜타닐 관세 인하,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등 부산 정상회담 합의 이행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이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의 대중 수출 재개 여부를 검토하는 시점과도 맞물려 관심이 집중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이날 “최종 결정은 대통령이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4월 방중에 나서면 2017년 11월 이후 약 8년5개월 만의 재방문이다. 시 주석의 방미가 성사될 경우 2015년 국빈 방문 이후 10년 만의 국빈 방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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