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윤석열 비난...‘2030 표심’ 향방 주목

[서울와이어 선태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른바 ‘조국사태’ 사과가 당내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후보의 사과는 ‘2030세대’ 청년층 표심잡기 행보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2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선 여전히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또 비판받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며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선 아주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사과 소식이 알려지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가장 먼저 반박했다.
추 전 장관은 2일 페이스북에 ‘나는 고발한다, 시대의 비겁함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대통령 후보도 여론에 좇아 조국에 대해 사과를 반복했다”며 “대통령 후보의 사과를 이용해 다시 ‘조국은 불공정하다’로 한번 더 낙인찍게 됐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기득권 세력은 그들이 차지한 막대한 특권이익을 가리기 위해 조국 자녀 입시를 내세워 서민과 청년들의 불만을 돌리고 있다”면서 “그럴 때마다 물러설 것이 아니라 불공정의 원인이 무엇인지 조국사태의 본질이 무엇인지 말해야 한다”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3일 페이스북에 ‘조국 사태가 어디 혼자 사과한다고 될 일입니까’ 제하 글을 올리고 이 후보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현 집권세력 모두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대선이 채 100일도 남지 않은 지금, 여당 대선 후보의 무미건조한 사과 한마디가 뜻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일시적으로 고개를 숙여줄 수도 있다는 것이고,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한 사과”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4·7 재·보궐선거 이후인 지난 6월에도 ‘조국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참패 주요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송영길 대표는 당시 공개행사에서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지위와 인맥으로 품앗이 하듯 스펙쌓기를 해 주는 것은 그런 시스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는 일이었다”며 “당은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송 대표의 당시 사과는 ‘대선 민심’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 후보의 이번 사과와 맥을 같이 한다. 대선에 미칠 ‘민심의 찬바람’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당시 송 대표의 사과는 추후 대선후보에게 미칠 부담을 대신 짊어지겠다는 의미가 있었다”면서 “이번에는 이 후보가 청년층을 사로잡기 위해 직접 나서 논란을 매듭지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