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특허출원…토요타 901건으로 압도적
2030년 전고체 배터리 시장 지금보다 70배 성장 전망

일본은 지금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닛산 제공
일본은 지금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닛산 제공

[서울와이어 김상혁 기자] 전기차는 배터리 성능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 지표다. 이는 차량의 기능과 가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각국의 자동차 제조사는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배터리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배터리 전문 기업과 협력관계를 맺는가 하면 합작사 설립으로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갖추는데 전력을 기울인다. 

배터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국가는 한국과 중국이다. SNE 리서치의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상위 10개 기업을 살펴보면 한국은 LG 에너지솔루션이 21.2%, SK on이 5.8%, 삼성 SDI가 4.6%를 차지했다. 중국은 CALT가 31.2%로 여전히 독주 중이고 BYD가 8.5%, CALB가 2.8%, Guoxuan이 2.1%, AESC 1.5%, SVOLT 1.0%다. 일본은 파나소닉이 13.2%로 유일하게 상위 10개 기업에 포함됐다.

◆일본 뒤늦은 전기차 시장 진출

그동안 일본 브랜드는 하이브리드에 집중해왔다. 내연기관에서 단숨에 전기차로 전환되기 어려울 거라 판단했다. 다른 제조사들이 전기차를 속속 내놓는 상황에서도 일본 전기차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닛산이 전기차 리프를 내놓고 한동안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주행가능거리와 성능 부족으로 몰락했다.

지난해 일본 정부는 2035년 내연기관 퇴출을 선언했지만 주요 경쟁국은 이보다 앞서 내연기관차를 몰아내려하고 있어 내수시장마저 놓치게 될 상황이다. 

뒤늦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일본 제조사가 집중하는 분야는 전고체 배터리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로 구성돼 리튬이온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하는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전해질이 고체화하면 액체인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부피가 줄어든다. 또한 양극과 음극을 겹겹이 쌓아 에너지 고밀도 구현이 가능해 공간 확보와 주행거리 증가라는 이점을 얻는다. 화재 발생 가능성도 줄어든다. 

◆전고체 배터리 선도 위한 예열 한창

전고체 배터리로 세상을 놀라게 한 회사가 토요타다. 토요타는 지난 9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프로토 차량을 발표했다. 자동차 번호판도 등록하고 시험 주행도 끝내며 상용화를 코앞에 뒀다.

닛산도 11월 장기 비전을 발표하며 전기차 분야에 향후 5년 동안 2조엔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전기차 비전 중 하나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다. 닛산은 2024년 요코하마에 전고체 배터리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2028년까지 독자적인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양산하기 위함이다.

혼다도 내년까지 테스트 라인을 가동해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순조롭게 생산·출시가 진행된다면 2020년대 후반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나온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특허출원 상위 10개 기업 중 6개사가 일본에 포진했다.

특허출원 건수는 토요타가 901건으로 압도적이다. 두 번째인 파나소닉(220건)보다681건이 많다. 무라타, 이데미츠코산,후지필름, TDK도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LG화학, 현대자동차가 각각 184건, 132건, 119건의 특허출원으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전기차 리서치 업체인 SNE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올해 2GWh수준에서 2030년에 135GWh로 70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고,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DTechEx는 2030년 약 80억달러(약 9조920억원)의 시장규모를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20조원 이상을 전망하기도 한다. 그만큼 전고체 배터리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 상용화만 된다면 배터리 시장의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면 국제 기준이 될 여지도 충분하다. 현재 상황이라면 뒤늦게 뛰어든 일본 기업이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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