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의 확산, 해상운임 상승세 등 악재 겹쳐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해상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수출기업은 해상 고운임과 연말 늘어난 물동량으로 부담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해상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수출기업은 해상 고운임과 연말 늘어난 물동량으로 부담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오미크론 대란에 해상운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출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 지표를 집계한 결과 2009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일주일 전 4810.98에서 4894.62로 83.64포인트 올랐다.

실제 미주 서안 노선은 1FEU(1FEU는 12m여 길이 컨테이너 1개)당 281달러 상승하면서 역대 최고치인 7300달러를 찍었다. 미주 동안 운임은 1FEU당 21달러 오르며 역시 최고치인 1만644달러를 기록했다. 

이런 국제 해상운임 상승은 기본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제 물동량이 급증한 여파로 분석된다. 컨테이너 운임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해 4월 850선에서 6배가량 뛰었다.

업계는 크리스마스, 중국 춘절 등 대형 이벤트들을 앞두고 각국 항만의 정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오미크론 변이 발생은 해상운임 상승에 기름을  끼얹었다. 업계는 SCFI가 조만간 5000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출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내년 물류비용 예산을 올해보다 높게 잡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출기업 열 곳 가운데 아홉 곳 이상은 내년 이후 물류비가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하반기 이후 안정될 것으로 보는 곳이 70%로 한동안 운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부는 수출기업 부담이 가중되면서 수출 호조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 금융과 세제 등의 지원책을 내놨다.

앞서 정부는 올 9월부터 임시선박을 매달 6척 이상 투입하고 1300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 규모의 중소화주 전용선복을 제공하는 등 선제적 지원에 나선 상태다.

물류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미주·유럽 등 주요 항로에 임시선박 투입을 비롯한 중소화주 대상 전용선복 제공을 지속할 계획이다. 또한 물류난 장기화에 따른 수출기업 비용부담 완화 조치도 병행한다.

해상·항공운임 등 기업당 최대 2000만원(보조율 최대 70%)을 지원하는 물류 전용 수출바우처 사업을 비롯한 한국수출입은행의 물류 피해 특별지원 대출(1500억원)과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무역보험·보증우대 등 특별 금융지원도 지속한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각국의 위드코로나 전환으로 물류 적체 해소 기대감이 높아져 하반기 해상운임이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뤘다”며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이 같은 상황에 변수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요 국가가 봉쇄 강화에 나서면서 주요 항만 적체 현상이 다시 심화하는 양상”이라며 “고운임도 문제지만 연말 늘어나는 물동량에 선박 잡기가 쉽지 않아 수출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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