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순이익 4조원 달성해
희비 비은행 부문에서 갈려
디지털 전환 핵심과제로 지목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진=서울와이어 DB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자존심을 건 승부를 펼친다. 두 금융그룹은 실적면에서 나란히 연간 순이익 4조원을 달성했다.

아직 4분기 실적이 집계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KB금융이 연간순이익에서 신한금융을 다소 앞설 것이라고 예상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 KB금융은 누적 순익에서 신한금융과 2000억원의 격차를 보이며 리딩금융 타이틀 획득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KB금융의 지난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 3조7722억원이다. 반면 신한금융은 3분기 누적 기준 3조559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을 비교하면 KB국민은행이 누적 순이익 2조2003억원으로 신한은행의 2조1301억원을 소폭 앞섰다.

희비는 비은행 부문에서 갈렸다.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가 신한금융보다 더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3분기 누적 기준 현황을 보면 KB증권이 5433억원(60.5%↑), KB손해보험 2692억원(44.3%↑), KB국민카드 3741억원(46.6%↑), 푸르덴셜생명 2556억원(63.2%↑), KB캐피탈 1704억원(48.4%↑) 등으로 모든 계열사가 전년 동기 대비 고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신한카드 5387억원(14.6%↑), 신한라이프 4019억원(4.5%↑)으로 소폭 성장했지만 KB금융과 비교해 성장세가 낮았다. 특히 신한금융투자는 누적 순이익 3675억원을 기록해 전분기보다 실적이 71.% 감소했다.

두 금융그룹의 막판 성적표가 뒤바뀔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4분기 신한금융의 순익 규모가 KB금융보다 클 것으로 전망되지만, 3분기까지의 격차인 2000억원을 메우기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종합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의 4분기 순이익은 각각 7208억원과 7693억원으로 추정됐다. KB금융의 올해 누적 순이익 추정치는 4조4575억원으로 신한금융의 추정치 4조2932억원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역시 두 그룹의 리딩뱅크 타이틀 획득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까지 라임 등 사모펀드 사태가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이러한 일회성 요인이 제외되는 만큼 윤종규 회장과 조용병 회장의 진검승부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 금융그룹의 수장 모두 신년사에서 '디지털 전환'을 핵심 과제로 내세워 실적 개선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상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AI, 클라우드, 메타버스 등의 신기술은 기술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기술을 활용한 고객경험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새롭게 발전된 고객서비스, 최적의 상품, 다양하고 유기적인 채널로 고객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새로운 핵심 가치는 디지털 금융의 주도권 경쟁에 속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룹사의 디지털 플랫폼 전반을 '바르게, 빠르게, 다르게' 운영해 빅테크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앞서나가자"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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