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M·O·N(Nature)·Y’ 7가지 키워드에서 찾다
자연과의 공존, 주요 삶의 질 향상 조건 중 하나
패션시장, 가죽, 모피 거부하는 '에코 패션' 추구
비건, 채식주의 넘어선 동물복지와 친환경 개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한 지 3년째다. 멈추지 않는 확산세에 델타,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까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한다. 방역대책과 경기부양책, 백신접종 등으로 어떻게든 버티지만, 팬데믹이 언제 종식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요즘 한국 사회의 주체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엉망이 된 삶의 질을 다시 찾아야 한다며 ‘위드 코로나’를 외친다. 코로나19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함께 가면서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인터넷종합언론사 ‘서울와이어’는 ‘H·A·R·M·O·N·Y’(조화)를 2022년 새해 주제어로 정하고 ▲House(집) ▲Activity(활동) ▲Recovery(회복) ▲Money(돈) ▲Organization(조직) ▲Nature(자연) ▲Youth(젊음) 등 7개 키워드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다. 끝나지 않는 코로나시대를 ‘조화롭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며 희망찬 2022년이 되길 기원한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MZ세대(1980~1990년대생)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환경오염과 미세먼지 심화 등을 일상 속에서 항상 체감해 온 만큼 환경 이슈에 민감하다.
이들은 조금 비싸거나 생산이 느려도, 환경을 고려하는 제품을 소비한다. 친환경적인 기업에는 매출을 증대시켜주자는 이른바 '돈쭐'을 내주고,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불매운동도 서슴지 않는다.
◆비거니즘, 유행 아닌 문화의 흐름
환경과 생태적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는 ‘페이크퍼(인조모피)’부터 ‘비건’까지 아우르며 가장 앞에서 진정한 공생의 의미를 다진다.
이같은 현상은 비거니즘(Veganism)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읽힌다. 비거니즘은 동물을 착취해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거부해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동물권을 옹호하며 종 차별에 반대하는 사상과 철학이다.
MZ세대들은 이 같은 자연과의 공존을 중요한 삶의 질 향상 조건 중 하나로 생각한다. ‘서울와이어’와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지난해 12월14~23일 MZ세대 19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복수응답)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삶의 질 향상 조건으로 소득, 휴식, 건강과 함께 자연과의 공존(3.0%)을 꼽았다.
이처럼 비거니즘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문화의 조짐으로 보여진다.

◆패션업계, 페이크퍼와 에코레더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패션업계의 모피·가죽제품 감소다.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소비재의 ‘에코 패션’을 추구하는 MZ세대 소비자가 늘어나면서다.
패션시장에서 이미 모피는 ‘페이크퍼’로, 가죽은 ‘에코 레더’로 변모했다. 버버리, 프라다, 구찌 등 글로벌 패션업계를 선도하는 브랜드는 비윤리적이라는 이유로 모피 사용을 중단했다. 국내에서는 아예 ‘비건’을 브랜드 전면에 내건 패션 브랜드가 주목받는다.
동물성 소재를 식물성이나 합성 소재로 대신하는 ‘비건 패션’ 산업은 2027년까지 연평균 13.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패션산업은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에스터 섬유 제조, 재고의류 폐기 등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고탄소업종이기도 하다.
패션산업에 최근 친환경 흐름이 확산되는 만큼 한국 패션 기업과 정부도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업들은 친환경 섬유 기술 개발, 제품 차별화 등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정부도 재활용 섬유의 원재료인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폐기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등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

◆채식주의 넘어선 비건의 의미 확장
MZ세대를 중심으로 비건에 동참하는 인구도 급속히 늘었다. 비건은 원래 달걀과 우유도 먹지 않는 완전한 채식주의를 뜻하지만, 최근에는 동물복지의 개념과 기후변화로부터 자신과 사회를 지키려는 친환경적인 태도로 의미가 확장됐다.
식품분야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일고 있다. 콩과 버섯, 호박 등의 채소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효모, 섬유질 등과 함께 배양해서 고기의 식감과 풍미를 그대로 재현한 대체육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비건 상품도 속속 늘어난다. 편의점 GS25는 3종이었던 비건 상품을 올해 안에 30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고, CU 역시 최근 비건 상품의 매출이 15배 이상 증가하면서 관련 제품 수를 3배 이상 늘렸다.
MZ세대들은 앞장서서 채식에 동참하고 동물실험에 반대하며, 동물성 재료나 환경공해를 일으키는 재료를 이용한 제품 소비를 거부한다. 이들은 자연과의 공존이 가능한 세상으로 미래를 이끈다. 조화를 위한 노력은 한 세대만에게만 주어지는 책임이 아닌 만큼, MZ세대를 넘어 전 세대가 함께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