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외 복지증진 위한 유급휴가 3일 등 합의
전국 '4500여명' 노동조합 수용여부 주목

삼성전자 노사협의회가 29일 직원 공지문을 통해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 9% 인상 결정에 합의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삼성전자 노사협의회가 29일 직원 공지문을 통해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 9% 인상 결정에 합의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삼성전자 노사협의회가 올해 평균 임금에 대해 지난해 7.5%보다 1.5%포인트 높인 9% 인상에 최종 합의했다. 세부적으로 기본인상률 5%와 성과인상률 4%다. 전국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요구한 조건과는 차이를 보여 수용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삼성전자 노사협의회는 오전 직원 공지문을 통해 “2022년 전 사원의 평균 임금 인상률이 9%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평균 임금 인상률은 기본인상률에 개인 고과별 인상률을 합한 것으로 직급 등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노사협의회는 회사를 대표하는 사용자 위원과 직원을 대표하는 근로자 위원이 참여해 임금 등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기구다. 삼성전자는 매년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인상률 정해왔고, 올해 임금협상은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협의회를 인정하지 않는 노조 반발에 부딪히며 협상은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근로자 위원 측은 역대 최고 수준 인상률인 15.72%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악화한 국내외 경제 여건 등이 합의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사측도 두 자릿수 인상률에 맞추려고 노력했고, 협의회도 이에 공감하면서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이에 올해 대졸 신입사원 초봉은 5150만원으로, 개인별 임금은 최대 16.5%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협의회는 이와 함께 임직원 복지 증진을 위한 연차 3일 추가와 배우자 출산 휴가를 기존 10일에서 15일로 확대하는데 합의했다. 문제는 협의회와 별도로 협상을 벌이는 약 4500명의 노동자로 구성된 노조의 수용 여부로 9% 인상률을 받아들이지는 미지수다. 

노조와 사측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19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안 마련에 실패했다. 또한 노조는 지난 25일부터 사측에 유급휴가 3일 제안을 거부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자택 앞에서 24시간 천막농성에 들어가는 등 투쟁 수위를 높였다. 

아직 노조는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조만간 공식 입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노조가 내세운 조건은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성과급 지급 체계 공개 등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 조건을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 파업을 지속할 경우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측 입장에서 인상률에 대해 고민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외부에서는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이라고 표현하지만, 국제정세가 돌아가는 상황을 고려하면 노조가 내민 조건을 전부 반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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