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롯데그룹 로열티 계약 기반으로 시장점유율 9% 확보
재계약 수월하게 체결할지 의문... 타 카드사 포인트 허용도 악재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매각을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인수후보군에 투자설명서를 발송하는 식으로 물밑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업계에서는 각종 불확실성이 커진 게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매각을 앞당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카드, 롯데그룹 로열티 재계약 변수로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올 2분기 M&A(인수합병) 시장에 공식 매물로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체질개선으로 실적개선에 성공했고, 매물로서 가치도 높인 상태기 때문이다.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 인수 당시 순익규모가 571억원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1307억원, 2021년에는 2414억원으로 사이즈를 키웠다. 현재 매각예상금액은 3조원으로 추산된다.
더욱이 투자금 회수 시점도 도래한 상태다.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해 매각하는 기간이 평균 3~5년인 점을 고려할 때, 언제 매각을 해도 이상하지 않다.
다만 업계서는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가치를 더 높이는 방법 대신 매각을 택한 배경에 롯데그룹과 체결한 로열티 계약의 불확실성이 작용했다고 입을 모은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인수과정서 유통계열인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롯데쇼핑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로열티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이 계약을 바탕으로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의 유통계열의 우량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고, 9% 수준의 시장점유율를 달성했다.
문제는 이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종전처럼 재개약을 수월하게 체결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매각을 위해 MBK파트너스와 로열티 계약을 했지만, 앞으로 나타날 인수자와 계약을 체결할 필요성을 못 느낄 수 있다.
◆롯데, 유통계열서 M포인트 사용 허용... 롯카 매력도 '반감'
롯데그룹이 자사 유통계열사에 롯데카드 외 다른 카드의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MBK파트너스에겐 반갑지 않은 요소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자사 유통계열인 롯데백화점, 롯데아울렛, 롯데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 포인트를 롯데 엘포인트 하나로 제한했다. 엘포인트는 롯데 통합포인트로, 롯데카드 결제 시 결제대금의 일정 비율로 적립된다.
이는 롯데백화점, 롯데아울렛, 롯데몰을 이용하는 고객을 롯데카드 사용자로 유인하는 역할을 해왔다. 롯데카드로 결제해야 엘포인트가 적립돼 락인(Lock-in)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이달 19일부터 롯데백화점, 롯데아울렛, 롯데몰에서 현대카드 M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롯데그룹은 이달 19일부터 결제금액의 10% 안에서 건당 최대 5만 M포인트까지 M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롯데 유통계열에서 롯데카드를 사용해야 할 유인이 그만큼 적어진 셈이다.
현재는 롯데 유통계열에서 사용가능한 신용카드 포인트는 롯데 엘포인트와 M포인트지만, 향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롯데그룹은 유통계열의 성장을 위해서 많은 고객을 유입해야 하는데, 롯데 엘포인트 하나만 고집해서는 유의미한 성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지금의 시장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롯데그룹과 체결한 로열티 계약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품을 떠난 롯데카드가 향후 로열티 계약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