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설명 고지 사항 모집인 구두 설명→모바일로 대체
토스, 기술 만들고 사용 중단… 농협생명, 현장서 정착 못해
DB손보, 2월 서비스 출시 계획 개발 지연으로 미뤄져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모바일과 TM을 결합한 보험회사의 혁신기술이 힘을 못 쓰는 모습이다. 어렵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고 관련 기술을 구현했지만, 영업현장에서 외면받고 있어서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7월 NH농협생명과 DB손해보험, 토스인슈어런스가 요청한 모바일과 TM을 결합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혁신금융서비스 기존 금융서비스의 제공 내용·방식·형태 등 차별성이 인정되는 금융업, 또는 이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 관해 규제 적용 특례를 인정하는 제도다.
세 회사는 텔레마케팅(TM) 판매 과정에서 진행하는 중요사항 설명과 청약절차를 모바일을 활용해 전자적으로 진행하는 서비스를 신청했다. '표준상품설명대본' 녹취절차를 모바일 스크립트 혹은 시각물로 대체하는 등의 서비스로, 세부적인 서비스가 다를 뿐 큰 구조는 동일하다.
현행 TM보험판매는 중요사항을 상담사가 일방적으로 설명하고 소비자가 청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설명하는 시간도 최장 45분으로 긴 편이다. 때문에 소비자의 이해도가 저하되고 소비자 피로도가 증가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금융당국 역시 이같은 TM판매 절차가 소비자에게 긍정적이지 않다 판단하고, 세 회사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신청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혁신금융서비스는 외면받는 모습이다. 토스인슈어런스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후 가장 먼저 관련 기술을 구현했지만, 현재 영업현장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토스인슈어런스의 기술은 TM보험상품 가입프로세스 중 '표준상품설명대본' 녹취 절차를 모바일 앱을 이용한 '표준상품설명대본' 전자적 제시 절차로 대체하는 서비스다.
올해 초 판매조직의 모집방식에 변화를 준 게 결정적이었다. 토스인슈어런스는 그동안 TM으로 보험계약을 모집해왔다. 하지만 TM 조직을 대면 조직으로 탈바꿈했고, 혁신금융서비스로 확보한 기술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다.
농협생명은 역시 관련 기술을 구현해 TM모집 과정에 도입했지만, 영업현장에서는 아직까지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농협생명가 구현한 기술도 토스인슈어런스의 기술과 유사하다. 설계사의 전화설명으로 제공되는 상품내용과 고지를 전자적으로 제시하는 방식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농협생명 TM조직에 하이브리드 기술이 도입됐다고 들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해들었다"며 "모집인들이 새로운 방식에 어색해 사용하는 걸 귀찮아한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은 관련 기술을 구현하지 못한 상태다. 당초 DB손해보험은 올해 2월에 기술을 구현하고 TM영업에 전격 적용하려는 계획이었다.
DB손해보험의 기술은 두 회사처럼 상품설명과 고지사항을 전자적으로 하는 방식이지만, 미러링 연결 서비스가 적용되는 게 다르다. 미러링 서비스는 모집인과 소비자가 동일한 화면을 보면서 소통하는 기술로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DB손해보험이 당초 2월에 관련 서비스를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술 개발이 늦어지면서 현장에 도입되는 것도 늦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