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러시아의 지방의회 의원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15일 프랑스24 등 유럽언론에 따르면 19명의 러시아 지방의회 의원들은 지난 월요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을 비난하고 사임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냈다.
지난 월요일부터 러시아 전역에서 회람되고 있는 이 청원에는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블라디보스토크 등에서 현재까지 60명의 선출직 공무원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청원에서 "푸틴 대통령의 행동이 국가와 시민의 미래를 해치고 있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연방 대통령직에서 사임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 청원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전투부대의 불필요한 파괴행위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청년들의 무의미한 희생을 비난하는 한편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불안정을 지적했다. 또 러시아가 전쟁 명분으로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를 내걸었으나 서방의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가 무장함으로써 목표 달성에 실패한 점을 지적했다.
이 청원이 나오기 전인 지난 7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일부 지방의원들은 두마(러시아 하원)에 서한을 보내 푸틴 대통령의 사임 뿐 아니라 '반역'혐의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침공을 비판하는 청원들은 있었지만 푸틴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현재 러시아를 떠나 핀란드에 머물고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 시의원 크세니아 토르스트렘은 "청원에 서명하는 것조차 매우 두려운 일"이라면서 "자녀가 있다거나,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없다는 이유로 서명을 거부한 의원들이 많다"고 했다.
이번 청원을 주도한 그는 "푸틴 대통령의 사임은 평화롭게 권력을 이양하는 것"이라면서 "러시아에는 푸틴 대통령에 동의하지 않는 수백만명이 있으며, 이번 청원은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들의 청원이 전국적인 지지를 얻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푸틴 대통령의 지배력은 여전히 강고하고, 정부와 군, 의회는 그의 정책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으며, 언론은 정보당국에 통제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