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 공세에 밀려 대피하는 헤르손의 친 러시아계 주민들 (사진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 공세에 밀려 대피하는 헤르손의 친 러시아계 주민들 (사진 EPA=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의 헤르손에서 친러 성향의 주민 6만명을 대피시키기로 했다.

이에따라 우크라이나군의 공세에  밀린 러시아군이 헤르손 방어를 포기하고 철수를 결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 CNN방송은 20일, 러시아가 점령한 헤르손 주정부가  드니프로강 서안 4개 지역 주민 6만명을 강 동쪽으로 대피시키로 했다고 전했다.

헤르손의 친러 주정부는 19일 아침부터 주민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대피를 독려하기 시작했다. 주정부는 "민간인 거주지역에 우크라이나군의 포탄이 떨어질수도 있으니 즉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선 합동군 총사령관인 세르게이 수로비킨이 지난 18일 "헤르손의 상황이 단순하지 않으며 매우 어렵다"고 토로한 지 하루만에 주민 대피령이 나온 것이다.

이는 헤르손의  전황이 러시아군에 심각하게 불리하게 흐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우크라이나군을 드니프로를 가로지르는 교량에 집중적인 미사일 공격과 포격을 가해 러시아군의 보급로에 막대한 타격을  가했다. 또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교량이 폭발로 파괴된 것도 러시아군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헤르손을 포함 자포리자, 루간스크, 도네츠크 등 자신이 지난달 30일 병합을 선언한 4개 점령지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헤르손은 물론 다른 3개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군과의 교전 상황도 여의치 않다고  보고 계엄령을 통해 인력·물자 확보와 치안 유지 등에 군의 권한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인구 280만명의 대도시인 헤르손은 흑해로 빠지는 드니프로강의  입구이자  러시아가 지난 2014년부터 점령하고 있는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본토를 연결하는 전략 요충이다.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을 점령하면 크림반도에서  마리우폴과 도네츠크, 루한스크로  가는 육로가 막히게 돼 러시아군은 막다른 골목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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