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브라톱 정체, 'EPTS' 부착된 특수 장치
선수 실시간 정보 파악… 축구 전술에 활용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황희찬, 이강인 선수가 착용한 전자 퍼포먼스 추적 시스템. 사진=연합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황희찬, 이강인 선수가 착용한 전자 퍼포먼스 추적 시스템. 사진=연합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황희찬이 지난 3일(한국시간) 카타르 월드컵 16강행을 확정지은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결승 골을 넣고 탈의한 세레머니가 여전히 화제다.

당시 황희찬이 입었던 속옷도 덩달아 주목받았다. 12년 만에 해외 원정 16강을 확정한 대표팀 경기이자 짜릿한 역전승으로 승리했던 만큼 “입고 있는 옷 뭐냐”, “정체가 뭔가” 등의 질문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야하다”, “민망하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황희찬은 유니폼 아래 검은색 브라톱을 입고 있었는데 특정 부위가 완전히 가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7일 스포츠업계에 따르면 관심을 모은 브라톱처럼 생긴 해당 의류의 정체는 ‘전자 퍼포먼스 추적 시스템’이다. 

해당 의류는 단순한 내의가 아닌 전자 퍼포먼스 트래킹 시스템(EPTS) 단말을 장착할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장치다. EPTS 센서가 내장된 장치를 조끼나 유니폼 등에 부착해 입을 수 있으며, 선수 활동량 등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수집된다.

EPTS로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는 무려 400여가지로 선수의 활동량부터 시작해 달리기 속도, 최고속도, 슈팅 각도, 이동거리 등 다양하다. 위성항법장치(GPS)도 탑재돼 실시간으로 선수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어 감독들은 보통 전술에 활용한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부터 EPTS를 사용해 왔다. 2010년을 기점으로 유럽축구 리그 등에서도 널리 확산 중이며, 단순 속옷처럼 보이지만 가격도 상당하다. 선수용은 물론 보급형으로 나온 일반인용도 시중에 판매된다.

가격은 16만~22만원 수준으로 황희찬 선수가 착용한 제품은 고가로 알려졌다. 16강 브라질전이 끝난 뒤 이강인 선수도 이 제품을 착용한 모습이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강인은 네이마르와 유니폼 교환 때 EPTS를 착용하고 있었다.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황희찬, 이강인뿐 아니라 대표팀 선수 전원이 EPTS를 착용하고 경기를 뛰었다. 국내 K리그에서도 2018년부터 선수들이 경기에 나설 때 EPTS 장비를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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