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장병들을 돕기 위한 보급품 모으기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전선의 병사들이 정부의 보급품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추운 겨울에 악전고투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민간인들이 대신 나선 것이다.
23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병사들의 보급품난을 줄여주기 위한 국민들의 보급품 모으기 운동이 각 지방에서 '클라우드 펀딩' 형태로 펼쳐지고 있다.
'함께하면 따뜻하다'는 한 시민단체는 300만루블(약 4만5000달러)을 모금해 전선의 병사들에게 기본장비나 의류 등을 보내주기로 했다.
시민들은 전투복, 양말, 모자, 베레모, 발전기, 보조배터리, 의약품, 속옷 등은 물론 심지어는 자동소총까지 구입해 전선으로 보내고 있다.
추바시아 지역에서는 지난 가을 동원된 예비군들에게 보급품을 마련해주기 위해 주민들이 빚을 내는 지경이다. 동원된 예비군들이 지방정부로부터 받은 것은 작별 인사와 감자 3자루가 전부였다.
많은 크라우드 펀딩은 영하의 혹한에서 제대로 된 의복이나 장비 없이 싸우는 군인들의 저체온증을 예방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예컨대 러시아 중부 도시 탐보프에서는 학생들이 전선에 보낼 양말을 사기 위해 모금운동을 했다.
일각에서는 열화상 장비나 라디오는 물론 방탄복이나 드론까지 병사들에게 보내고 있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에 근무하는 막심 사모루코프는 지난주 '포린 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평범한 러시아인들은 징집되는 불행에 빠진 친구와 친척을 도울수밖에 없다"면서 "그들은 단지 사랑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의 보급결핍을 자신의 주머리로 충당하는 것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군의 보급품 부족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자 내각이 이 문제를 신속히 해소하라고 강력하게 지시했지만 서방의 경제 제재에 따른 원자재 부족 등으로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