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헐값 수입, 공급체인 장악, 위안화 위상 강화

지난 22일(현지시간) 크렘린궁을  찾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22일(현지시간) 크렘린궁을  찾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발목이 잡힌 러시아로부터 엄청난 이익을 취하고 있다.

에너지를 헐값에 사들이고, 상품 공급체인을 장악하는 한편 러시아가 결제통화로 위안화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자국 통화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25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늪에서 허덕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구명줄을 던진뒤 다방면에서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

중국은 우선 서방이 가격상한을 설정한 러시아의 에너지를 헐값에 사들여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

중국 세관에 의하면 작년 중국과 러시아의 교역액은 1900억 달러로 전년보다 30%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의 원유 수입액은 45% 증가한 506억 달러, 석탄 수입액은 54% 늘어난 100억 달러, 천연가스는 155% 급증한 96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은 서방의 수입 제한으로 에너지 판로가 막힌 러시아의 석유, 석탄 등을 헐값으로 사들여 국제 가격 급등의 부담을 크게 덜었다.

키스 크라크 전 미국 에너지환경차관은 "중국과의 파트너십 강화는 푸틴의 절망에서 태어났다"면서 "시진핑은 푸틴의 절망을 기꺼이 먹이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상품 수출로도 막대한 이익을 보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의 기계, 전자, 금속, 차량, 선박, 항공기 등을 사들이는데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서방의  제재로 각종 공산품 수입이 어려워진 러시아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은 1년만에 10%에서 38%로 급증했다.

러시아 스마트폰시장에서는 중국의 점유율이 지난 2021년 말 약 40%에서 95%로 치솟았다. 

서방의 제재로 국제금융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된 러시아는 달러 대체 통화로 위안화를  택했다. 러시아 기업과 금융기관들은 서방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무역에서 위안화 사용을 부쩍 늘리고 있다. 

SWIFT에 의하면 러시아는 작년 7월 한 때 홍콩, 영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위안화 역외무역 중심지가 됐고, 현재는 6대시장 중 하나로 남아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15위 이내에도 들지 못했던 것과 비교된다.

안나 키레바 모스크바 국제관계연구소 부교수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 가운데 동결되지 않은 것은 중국 위안화 뿐"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달러를 능가하는 기축통화를 꿈꾸는 중국으로서는 러시아를 통해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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