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교전으로 폐허가 된 바흐무트 시내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교전으로 폐허가 된 바흐무트 시내 (AP=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우크라이나군이 가장 전투가 치열한 도네츠크 전선의 바흐무트를 상실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결사항전을 외치지만 인해전술을 앞세운 러시아군의 포위 작전에 밀려 시가전이 전개되고 있다.

27일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가장 잔인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바흐무트 공방전은 러시아군의  압박으로 양측의 거리가 근접하면서 시가전으로 흐르고 있다.

몇 주 전까지만해도 전투는 주로 포병과 탱크, 박격포 등의 화력싸움이 중심이었으나 러시아군이 포위망을 좁히면서 주변의 모든 마을과 거리에서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바흐무트로 연결되는 거의 모든 도로가 러시아군에 장악되거나 공격 사정권에 들면서 우크라이나군의 고전은 심화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용병집단인 와그너그룹을 앞세워 북쪽으로부터 넓은 포위망을 짜고 강력하게 압박하는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1월 바흐무트르 가는 길목인 솔레다르를 점령한 데 이어 바흐무트 주변의 마을과 촌락을 손에 넣었다.

러시아군이 엄청난 인명손실을 내면서 바흐무트 공략에 총력을 쏟자 우크라이나군은 이 곳을 포기할지 아니면 사수해야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절대사수'를 외치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생각도 최근 바뀌고 있다.

이달 초까지만해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누구도 바흐무트를 항복시키지 못할 것이며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이탈리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바흐무트를 방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어떤 대가도 감수한다거나, 모든 이들이 죽는다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포기할수도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를 지킬 수 없다면 다음 방어선을 어디에 둘 지를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흐무트 전선에서는 최근 몇 개월 사이 매일  양측에서 수백명이 다치거나 사망하는 격전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흐무트는 전략적 가치보다 상징적 의미가 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국민과 군의 사기를 위해 러시아군에 '승리'를 안겨줄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러시아군은 작년 헤르손 패퇴 이후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서로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