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러시아의 용병집단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끊임없이 국방부와 군부 핵심을 흔들면서 분열 양상을 빚고 있다.
선을 넘은 와그너그룹의 수장인 프리고진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정점으로 한 군부의 갈등은 러시아군 전체의 기강을 무너뜨리면서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지만 '스트롱맨'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어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7일 미국의 CNBC방송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6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군 사령부에 탄약 확보를 위해 대리인을 보내으나 출입증을 취소당하고 접근도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도네츠크주의 바흐부트 공략전을 벌이고 있는 와그너그룹 전투원들에게 고갈된 탄약을 보급하기 위해 러시아군에 지원을 직접 지원을 요청하려 했으나 무산됐다는 것이다.
지난 5일에는 바흐무트 장악을 앞둔 자신의 용병들이 탄약 고갈에 직면해 후퇴하도록 강요된다면 전선 전체가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러시아 정부와 군이 약속한 대부분의 탄약이 아직 제공되지 않았다"고 불평하면서 "그 이유를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단순한 관료주의 때문인가, 배신인가"라고 반문했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사령관을 겨냥해 "용병들에게 군수품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국가에 대한 반역"이라고 격렬하게 비난했다.
지난 4일에는 자신의 용병들은 "러시아군이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있다"면서 "이 모든 것은 탄약 고갈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용병들은 "(만약 퇴각이 강요될 경우) 그 것이 국방부와 군부의 핵심들에 의해 '기획'된 것인지 아니면 더 높은 누군가에 의해 '설정'된 것인지 궁금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침공한 러시아군은 두갈래다. 하나는 정규군이고 다른 하나는 죄수용병을 주축으로 한 와그너그룹 전투원들이다. 이들은 서로 공과를 다투고 비난하며 갈등을 증폭하고 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가 작년 여름 이후 이룬 가장 큰 전공인 도네츠크 전선의 솔레다르 마을 점령과 바흐무트에서의 선전은 오로지 와그너그룹이 이룬 것으로 정규군은 전혀 역할을 못했다고 비난한다.
그는 특히 헤르손시에서의 러시아군 퇴각을 두고 "책임자들을 기관총을 들려 맨발로 전선에 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군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프리고진은 와그너그룹에 탄약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 관료들을 겨냥해 "그들은 금(金)식판으로 아침, 점심, 저녁을 먹고 휴일에는 가족들을 러시아 엘리트들의 여행지인 두바이로 보내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싸움을 중단시키고 군의 기강을 세워야 할 푸틴 대통령은 말이 없다. 군의 단합을 위해서는 프리고진과 와그너그룹을 숙청해야 하지만 피가 튀는 전선에서 정규군보다 용병이 용감하게 싸우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