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성과'를 쌓고 있는 용병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배제를 본격화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1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푸틴 정권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정치적 야심을 키우며 정부와 각을 세우는 용병업체 와그너그룹의 수장인 프리고진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 등은 최근 러시아의 국영 가스프롬 계열사가 사실상의 관제 용병업체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원자에게는 와그너그룹보다 좋은 대우를 약속했다.
설립 목적은 '에너지 시설의 안전확보'지만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은 "지원병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하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안보정책 연구기관인 전쟁연구소는 "푸틴 정권이 프리고진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이탈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군부 핵심과 감정적 대립을 계속하는 프리고진의 와그너그룹을 통제가 쉬운 용병업체로 대체하려 한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정치적 야심을 키우면서 돌출행동을 하는 인사들을 배제해왔다. 자칫 자신의 정치 라이벌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프리고진이 러시아의 우익인사들을 끌어모아 정당을 창설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프리고진은 지난 11일 "내가 우크라이나의 차기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해서 승리하면 탄약은 필요없다"고 했다. 이는 와그너그룹에 대한 무기 지원을 제대로 하지않는 러시아 정부를 겨냥한 발언이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쇼이구 국방장관과 군부 핵심부를 겨냥해 "용병들에게 군수품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국가에 대한 반역"이라고 격렬하게 비난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군부가 와그너그룹의 희생자를 늘려 와해시키려 한다고 의심한다.
우크라이나 군사전문가에 의하면 전쟁 발발 이후 와그너그룹 전투원은 4만5000명에서 7000명으로 급감했다. 가장 전투가 치열한 바후무트 전선 등에서 사망하거나 부상해 이탈하는 병력을 보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기감을 느낀 프리고진은 최근 러시아 전역과 점령지 등에서 용병 확보에 나섰으나 순조롭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