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흑해 곡물협정 탈퇴 가능성 고조...현실화땐 국제곡물시장 '충격'

[서울와이어 김종현 기자] 러시아 정부가 자국의 곡물과 비료 수출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풀리지 않을 경우 흑해 곡물거래 협정서 탈퇴하겠다는 통첩을 보냈다.
15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열린 흑해경제협력기구(BSEC) 외교장관회의에서 "협정이 애초 약속대로 이행되지 않는한 흑해 곡물거래 연장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작년 7월 22일 서명된 흑해 곡물거래 협정에서 합의된 러시아의 곡물과 비료 수출에 대한 서방의 제재해제 약속이 이행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거래를 보장한 협정에서 탈퇴하겠다는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의 농산물과 비료 수출을 금지한 서방의 불법적인 제재 해제를 약속한 러시아와 유엔 간 각서의 이행에 진전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흑해를 통해 거래되는 우크라이나 곡물의 약 3%만이 최빈국에 흘러들어간다"며서 "(아프리카와 중동의 식량난을 막기위한) 흑해 곡물거래협정은 이미 오래전 상업적 프로젝트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13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열린 종군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는 흑해 곡물거래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는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의 우호적인 국가들을 돕기 위해 흑해 곡물거래 협정에 들어갔으나 러시아가 약속 받은 곡물 수출제한 해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흑해곡물협정이 우크라이나의 곡물수출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하며,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전비를 충당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아프리가 국가 정상들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