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주요일정 소화할 듯, 연이은 패싱 정권과 불화설도 나와
정부·여당, 최 회장 퇴진 압박… 포스코 '잔혹사' 재현될지 주목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재계 5위 포스코그룹을 이끄는 최정우 회장이 대통령 행사에서 또다시 제외됐다. 올해 들어서 잇따라 대통령 참석 행사와 해외 순방에서 배제되면서 현 정부와 간극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스위스, 일본, 미국 등을 방문할 때 타 기업 총수들과는 달리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특히 대규모 사절단이 꾸려진 미국 국빈 방문 경제인 명단에서도 빠진 직후엔 ‘패싱’ 논란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포스코그룹은 최 회장이 세계철강협회장을 맡아, 상반기 정기회의에 따라 경제사절단에 신청하지 않았다고 패싱 논란을 일축했다. 하지만 재계에선 올 초 경제인 신년회 불참 등 기업 총수가 연이어 대통령 참석 행사에 불참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로 보고 있다.
그는 이달 22~24일 윤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 명단에서도 빠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가 포함됐으나, 재계 서열 5위 포스코의 최 회장 이름은 없었다.
그는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기간에 주요 내부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부에 눈 밖에 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태풍 힌남노 대응에 소홀했다는 이유로 여당에 강한 질타를 받은 적이 있다.
또 올해 윤 대통령이 직접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드러내며, 포스코를 겨냥했다. 최 회장이 일련의 과정 속 정부로부터 퇴진 압박을 강하게 받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0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윤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인 205명의 기업인들이 함께한 경제사절단에 합류하지 못한 것도 정부와 여당에 압박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로부터 패싱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 회장의 임기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의 임기는 내년 3월8일까지다. 사실상 정부와 여당은 내심 용퇴를 바라는 모습이다. 재계에선 이와 관련 포스코그룹의 잔혹사가 재현될지 예의 주시 중이다. 과거 전임 회장들은 정권이 바뀐 뒤 임기를 남겨두고 중도 하차한 경우가 많았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은 전날에도 국내 수소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유독 대통령 주재 행사 등에 참석하지 못하는 등 정권과 불편한 관계가 형성된 상황”이라며 “지난 정부에서의 최 회장 모습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정권과 불화설에 힘이 실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