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법인 부진·업황 악화 속 부채 비율 급증
올해 1분기 말 기준 9959%, 재무 부담 가중돼
사업 고전 등 미래 투자 자금조달 어려워질 듯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대기업 집단 가운데 효성화학의 부채비율과 부채비율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지속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오히려 악화한 모습이다.
당초 기업은 연내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불안한 재무구조는 여전한 상황으로 업계에선 최근 고금리 부담 등이 더해져 사업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이 생길 것으로 본다.
실제 올해 1분기 말 기준 효성화학의 부채비율은 9959%다. 업황 악화에 1조6000억원을 투자한 베트남 공장의 잦은 문제로 고정적인 손실이 발생하는 가운데 재무구조가 더욱 취약해진 것이다.
효성화학은 효성그룹 계열사로 폴리프로필렌(PP)과 테레프탄산(TPA), 필름(PET·나일론·TAC필름), 삼불화질소(NF3) 등의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베트남법인 운영을 통해 중국 등 아시아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지난해 313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업황 악화로 고전 중이다.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된 현지 공장이 잦은 고장 및 점검으로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탓에 들어가는 비용이 급증했고 자본 잠식에 빠졌다. 이는 실적 부진과 맞물려 효성화학의 부채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효성화학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당장의 영구채 발행으로 재무구조의 숨통이 열렸으나 단기적 해결책에 불과하다. 효성화학이 발행한 영구채는 최초이자율이 8.3%로 만기 상환 시점은 5년 후다.
중도 상환하지 않으면 최대 13.8%까지 오르는 금리 변동이 앞으로 부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와 중국 리오프닝 효과 부진으로 업황 마저 쉽게 개선될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다.
효성화학의 주요 사업부문 이익창출력도 크게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효성화학의 신용도가 '안정적(A-)'까지 떨어지는 등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등급 하락까지 겹치는 악재 속 자금조달 방안 마련에 고심도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도 증가하는 이자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하면 재무 부담 완화와 재무 안정화 등에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화학이 나일론 필름을 생산하는 대전공장을 폐쇄한 것도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사업 재편을 시도 중인 모습”이라며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등 적자 탈출에 사활을 걸었지만, 신용등급 하락 조정 영향으로 자금조달 방안이 마땅하지 않아 신사업 고민은 오히려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