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원가 상승에도 전기료 8분기 연속 동결돼"
최근 국제유가 흐름, 전력산업 생태계 붕괴 우려
'비상경영·혁신위원회' 확대, 돌파구 마련에 고삐

김동철 한국전략공사 사장이 25일 오전 열린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결의대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전 제공
김동철 한국전략공사 사장이 25일 오전 열린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결의대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전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김동철 한전 신임 사장이 취임 후 전기 요금 정상화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앞서 그는 취임사를 통해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전기요금의 정상화를 언급했다. 

김 사장은 최근 국제 유가가 다시 치솟는 가운데 한전의 재무구조의 돌파구로 전기요금 정상화 문제를 다시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지난 24일 KBS 뉴스 인터뷰에서 “탈원전 등으로 전력 원가는 상승했는데 전기요금은 2020년 2021년 8분기 연속 동결됐다”며 “이렇다 보니 한전의 부채는 국가 예산의 30%, 국내총생산(GDP)의 10%에 달하고 있다. 한전은 물론이고 전력산업 생태계가 지금 붕괴 직전”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일련의 상황으로 인해 전기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에너지 취약 계층을 위해선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기준 200조원이 넘는 부채 등에 따른 재무 구조 개선을 비롯한 경영정상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본 셈이다. 그러면서 “한전의 내부 개혁 없이 국민들께 전기요금 인상만 말씀드릴 수 없다. 인력 감축 자산 매각 등 특단의 추가 대책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진 모습이다. 김 사장은 취임 직후 한전 본사 집무실에서 24시간 숙식하면서 위기가 해소될 때까지 퇴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한전의 역할 재정립과 전기요금 정상화, 추가 자구책 등 위기 극복을 찾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엔 경영진과 지역 본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사 비상경영 회의를 열고 강력한 위기대응 및 내부개혁 실행을 위한 ‘비상경영·혁신위원회’를 발족했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전 스스로 내부 개혁 없이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을 도저히 극복할 수 없다”며 “임직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제2의 창사'라는 각오로 혁신에 적극 동참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글로벌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나자”고 당부했다. 

혁신위의 겅우 사장 부재기간 동안 상임이사 공동 주관으로 운영해온 기존 비상경영위원회를 지난 20일 취임한 신임 사장을 중심으로 확대·재편한 것이다. 김 사장은 앞으로 혁신위를 통해 현안에 대한 해소책 마련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업계에선 한전의 부채에 대해선 국제 연료 급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과감한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부터 40% 가까지 요금은 올랐지만, 정작 크게 오른 글로벌에너지 가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부와 전력 업계 안팎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한전의 부채와 관련 김 사장에 거는 기대가 높다. 이에 김 사장이 요금 인상에 시동을 걸 것으로 관측된다. 빚을 돌려막는 ‘한전채’ 발행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요금인상 결정을 앞두고 정부와 여당과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전기요금의 정상화도 중요하지만,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등 인상 시점과 타이밍에 대해선 고심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내년 총선과 국내 물가 흐름 등으로 인해 요금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장 김 사장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요금 인상이라는 강력히 주장하면서도 대안을 찾는데도 분주하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한전이 전기요금에만 의존하는 취약한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하는 동시에 신기술 등 새로운 수익원을 지속 발굴하는 등 신재생에너지를 국가 대표 산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변화와 혁신을 이루겠다는 포부로 해석되며, 김 사장 체제 속 한전이 요금 인상은 물론 경영정상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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