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체, 흰 우유 가격 줄줄이 인상
빵, 아이스크림 등 가격 상승 우려
설탕값도 오름세… 12년만에 최고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시작된 데 이어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식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4일 유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오는 6일부터 유통채널에 따라 순차적으로 흰 우유 제품인 ‘굿모닝우유’(900㎖)와 ‘바나나맛우유’(240㎖) 가격을 각각 5.9% 인상한다.

이는 원유 가격 인상의 여파다. 낙농진흥회는 이달부터 원유 기본가격을 ℓ당 88원(8.8%) 올리기로 결정했다. 지난 1일부터 인상안이 적용되면서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도 우유와 유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이번 인상으로 우유가 들어가는 빵과 커피,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의 촉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도 원유값 인상 여파로 우유 제품가격이 10% 오를 때 빵 가격은 6%대, 아이스크림 가격은 20%대 오른 바 있다.

설탕 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지난달 26일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의 설탕 선물 가격은 톤당 723.57달러로 1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주요 설탕 생산국이 심각한 가뭄과 이상기후에 따른 것이다.

설탕 가격은 2011년 1월 800달러를 넘어선 이후 줄곧 하향세를 보이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톤당 500달러에 불과했으나 올해 초 설탕값이 다시 700달러를 돌파하면서 최근 720달러 선을 넘어섰다.

설탕 선물가격 상승세는 통상 4~6개월의 시차를 두고 국내에 반영돼 당장 소비자가격과 기업 생산비용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황이 장기화되면 과자와 빵 등 가공식품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설탕을 원료로 사용하는 제과·제빵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제 설탕 생산량 감소 등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지고 있으나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현재 별도의 인상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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