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통한 고객 참여형 이벤트 진행했으나 ‘열정페이’ 논란

[서울와이어 황대영 기자] CJ올리브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부정적인 여론에 백기를 들었다. 협력사를 상대로 갑질 논란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부과가 예고되는 가운데, 시기상 적절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10일 CJ올리브영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올영 공계 프사 헤더 그려줘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오는 29일까지 진행되는 이벤트는 CJ올리브영 엑스 공식계정 프로필 사진을 공모하는 것으로, 당첨자 발표는 10월31일이다. 올리브영은 경품으로 ▲올리브영 기프트카드 30만원권, 스페셜 기프트(3명) ▲올리브영 기프트카드 3만원권(10명) ▲올리브영 기프트카드 1만원권(20명) 등을 내걸었다.
문제는 이벤트가 현재 CJ올리브영에 대한 자중하라는 사회적 여론과 맞지 않고, 내건 경품 역시 사실상 ‘열정페이’에 가까운 수준이어서다. 한국디자인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디자이너 등급별 노임단가표(1인 1일 기준)는 최저 14만6041원에서 최고 27만6172원이다. 이벤트 내용을 본 소비자들은 올리브영 기프트카드가 법정 통화가 아니라는 점과 작업물 소요 기간을 고려했을 때 보상이 낮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CJ올리브영은 협력사를 상대로 독점 거래를 강요하고, 따르지 않은 업체를 퇴출하면서 공정위로부터 거액의 과징금이 예고되고 있다. 관련한 보도에 따르면 공정위는 CJ올리브영이 납품기업을 상대로 독점 거래를 강요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CJ올리브영이 공정위로부터 매출액 최대 6% 과징금을 부과받을 경우, 그 규모만 5000억원을 넘어선다. 이와 관련해 오는 16일 공정위 국정감사에는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가 기술 흡수를 위한 중소벤처기업 합병 의혹, 거래상 지위 남용 의혹으로 증인석에 오른다.
CJ올리브영은 엑스를 통한 참여형 이벤트로 고객층인 1020세대에 스킨십을 높일 계획이었다. 실제 매출 역시 2020년을 제외하고 지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인 3조원도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측면에서 리스크가 부메랑으로 다가왔고, 소비자들의 이번 이벤트 반응 역시 냉담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CJ올리브영은 해당 이벤트를 취소했다. 이에 대해 CJ올리브영 관계자는 “SNS를 통해 고객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나가고자 참여형 이벤트를 기획했으나, 고객 정서를 고려해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