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책으로부터 압수한 가짜 약품. 사진=연합뉴스
유통책으로부터 압수한 가짜 약품.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서울 도심과 강원도 농가에서 600만정이 넘는 ‘가짜 비아그라’를 제조·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총책 A(66)씨, 제조기술자 B(67)씨 등 모두 24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A씨 등 4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무역 중단으로 의약품 밀수가 어려워지자 국내에 제조 공장을 차려 가짜 약을 만들기로 계획했다. 

중국에서 비아그라 원재료로 사용되는 실데나필을 포함해 의약품 설명서 등을 몰래 숨겨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정선군에 있는 한 비닐하우스에 공장을 차려 가짜 약을 만들고 유통한 이들은 지난 6월 경찰이 공범을 체포하는 등 수사망이 좁혀오자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의 한 사무실을 공장으로 개조해 제조를 이어왔다.

지난해 1월부터 올 6월까지 이들이 제조·유통한 가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 등은 모두 613만정으로 조사됐다. 정품 비아그라 가격 기준 920억원 상당이 시중에 풀렸다. 

정품 비아그라 가격은 한 알당 5000원 정도이나, 이들은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 1000원 정도에 판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범행을 통해 거둔 수익은 9억원 가량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유통되지 못한 가짜 비아그라 8만8000여 정을 압수했다. 이미 제조해 유통한 가짜 약이 613만정에 달해 복용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들이 제조한 약품에 심장혈관확장제가 과다 투입돼 심장병이나 실명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원재료를 공급한 중국 조직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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