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스님이 지난 3월2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상월결사 인도순례 회향식에서 회향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자승 스님이 지난 3월2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상월결사 인도순례 회향식에서 회향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이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입적했다.

3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6시50분쯤 칠장사 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던 중 건물 내부에서 완전히 불에 탄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

조계종은 전날 밤 자승 전 총무원장의 입적을 공식 확인했다. 현장 인근에선 자승 스님이 쓴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 두 장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에는 “검시할 필요 없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이다. 폐쇄회로(CC)TV에 녹화돼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현장 감식 등을 통해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자승스님이 피신하지 못했거나 스스로 입적을 선택했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자승스님은 조계종 33대와 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조계종 고위 인사다. 현재 서울 강남구 봉은사 회주를 맡고 있다.

그는 2009년 55세에 역대 최고 지지율로 조계종 33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됐으며 2013년에는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상월결사를 만든 뒤 부처의 말씀을 널리 퍼뜨리는 전법 활동에 매진해왔다. 총무원장 퇴직 후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조계종 실세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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