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경영 전면에, 주력 조선부문 실적 개선 이끌어
초고속 승진 거듭, 오너 중심 경영체제 구축 탄력 받아
핵심 사업 진두지휘, HD현대 승계 작업 막바지 관측도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정기인사에서 승진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오너 중심 경영 체제 구축을 통해 그룹이 중점 추진하는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정 부회장의 경영 능력은 이미 검증된 상태로 주력인 조선사업을 비롯한 그룹 전반의 사업 벨류업을 높이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부회장’ 타이틀, 미래사업 개척 주도
1982년생인 정 부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그는 2021년 부사장으로 올라온 지 4년 만에 다시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지주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를 맡아 그룹 경영활동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사장으로 승진한 직후엔 기업이 가진 중공업 이미지 탈피를 위해 분주히 힘썼다. 당시 정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중후장대 기업에서 기술 중심의 ‘최첨단 기술혁신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룹도 이에 맞춰 사명을 바꿨고 중공업이란 이름 대신 미래 혁신의지가 담긴 ‘HD현대’란 새이름을 달았다. 새 사명을 단 그룹은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정 부회장 지휘 아래 신사업 발굴, 육성 행보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무엇보다 정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핵심사업인 조선쪽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앞서 그는 선박 영업과 미래기술연구원에 근무하면서 글로벌조선시장 불황에 따른 생존 전략을 구상하는데 기여했다.
전사적 위기가 지속되던 가운데 정 부회장의 오랜 경험이 불황을 딛고 올해 조선부문의 흑자전환에 많은 영향을 미친 모양새다.
조선부문이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현재 그는 에너지, 건설기계를 포괄한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올해 초 CES 2023에서는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기반으로 한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그룹의 미래전략으로 내세웠다.
해외 비즈니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경영자로서의 활동 영역을 대폭 확대했다. 부회장 승진 전부터 활발했던 그의 경영 보폭은 더욱 넓어졌다는 평가다.
정 부회장은 경영을 둘러싼 환경의 불안감이 놀아진 상황에 조선사업 외 정유·건설기계·전력기기를 비롯한 그룹 내 주요사업의 경쟁력 확보와 혁신을 이끄는 동시에 수소,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선제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 육성·발굴 박차, 회장 승진 시점 관심사
그는 2021년 그룹의 수소 사업 비전인 ‘수소 드림 2030’을 통해 수소의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까지 HD현대 전 계열사의 역량을 결집한 ‘수소밸류체인’ 구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듬해인 2022년엔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에 대한 투자계약을 체결하는 등 신사업 개척에도 속도를 냈다.
승진 후 첫 행보로는 지난달 13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전동화센터 개소식에 참석, 초격차 전동화 기술 확보를 강조했다.
이날 개소식과 함께 HD현대는 그룹 내 계열사별로 운영됐던 전동화 연구조직들을 전동화센터로 통합하고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직속센터로 신설했다.
정 부회장은 행사에서 “그룹의 새로운 50년을 이끌어나갈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동화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무탄소 전기 추진 선박, 차세대 굴착기 개발 등과 관련해선 전동화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는 주력 조선사업의 미래 비전인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앞세워 단순한 제조업을 넘어서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다. HD현대는 그룹 중심으로 우뚝선 정 부회장과 새로운 사업 발굴 등을 통해 미래 준비에 힘을 실어 갈 계획이다.
차기 총수로서 입지를 다져가는 정 부회장의 앞으로 행보에 대해 재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나타낸다.
일각에서는 HD현대 승계 작업엔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본다. 올해 부회장 타이틀을 단 만큼 권오갑 HD현대 회장 은퇴 시점에 맞춰 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2013년 입사 후 올해 부회장 승진까지 3세 경영 체제가 점차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모습”이라며 “정 부회장이 그룹 주축으로 떠오른 젊은 경영진과 미래사업 개척과 조직문화 혁신의 중추 역할을 맡아 승계 전 확실한 검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CEO투데이]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연임 성공 신사업 탄력
- [CEO투데이] 윤춘성 LX인터 사장, HMM 인수전 발빼고 새 도약
- [CEO투데이] 훨훨 나는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의 '단거리 하늘길'
- [CEO투데이] 새 수장 맞는 현대홈쇼핑, 한광영 대표의 돌파구는?
- [CEO 투데이] 포브스 韓부자 4위,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 [CEO투데이] 정지영 대표, '더현대서울' 성과 백화점서 잇는다
- HD현대건설기계, 미니굴착기 신규 라인업 7종 공개… 해외시장 공략 박차
-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사우디 산업부 장관 만나 사업확대 논의
- 해기협, 올해 해양대상에 'HD한국조선해양' 선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