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공세 속 업황부진...K-철강 유동적 감산조치
경기 대응 차원에서 수요량에 맞춰…철강 가격 인상도

[사진=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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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박제성 기자] 국내 주요 철강사인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설 연휴에도 철강 수요와 공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정상 가동에 나섰다. 이들은 고로와 전기로를 1초도 멈출 수 없는 산업 특성상 연휴에도 철강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중국발 반덤핑 공세와 국내 건설 경기 위축 등으로 인해 철강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감산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 중국발 반덤핑 공세…업황 부진으로 감산 지속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부터 이어진 중국발 철강 반덤핑 공세는 국내 철강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 포항제철소의 고부가 후판용 소재를 생산하는 포스엠씨 설비를 임시 중단하고, 11월에는 1선재 공장을 폐쇄했다.

현대제철도 설 연휴를 전후로 철근 생산을 대폭 감축하고 있다. 인천 2철근 공장은 1월 13일부터 27일까지 가동이 중단되었고, 포항 철근 공장도 1월 22일부터 31일까지 조업을 멈춘다. 동국제강 역시 철근 공장의 가동률을 평소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추며 감산에 나섰다.

감산 배경에는 국내 건설 경기 위축과 철근 유통 가격 하락이 있다. 특히 아파트 건설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어려움이 철근 수요 급감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대제철은 이번 감산 조치로 약 7만 톤의 철근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중국산 철강 규제 강화…업황 회복 단초되나

국내 철강업계는 올해 중국산 철강 규제 강화로 업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중국산 스테인리스 후판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20.61%로 상향 조정할 것을 잠정 결정했으며, 현재 기획재정부가 이를 최종 검토 중이다.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도 중국발 철강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며 국내 철강사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 박상봉·이상훈 연구원은 "국내 철강 시장 내수는 부진하지만, 가격 인상 정책과 중국 수입 규제 강화로 보합세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중국 철강은 춘절 이후 수요 회복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반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철강업계, 감산과 함께 유연한 대응

포스코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며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친환경 기술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에 연간 250만톤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건설 중이며, 올해 말 준공 후 2026년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탄력적인 생산 정책을 유지하며 수요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할 방침이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수요량에 따라 생산을 조절하며 당분간 유연한 생산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제강은 철근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달 24일부터 31일까지 8일간 철근 공장의 생산 및 출하를 잠정 중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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