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점유율 세계 3위...지난해 하락
화재·주행거리·충전 인프라 등 원인 복합적
"단기적으로 운영·비용 효율화…장기적 성장 믿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전기차향 이차전지 글로벌 3위, 원형전지 1위, 파우치 1위를 한 선도기업이다. 전기차 부문 실적 부진 등으로 지난해 주춤했으나 연구개발과 인재 확보를 중심으로 미래를 멀리 내다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키며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이민섭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기 위해 생산시설 리밸런시 등 운영·비용 효율화를 추진한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전년 대비 2.7%p(포인트) 감소한 10.8%를 기록한 데 이어, 실적마저 악화를 겪으면서다.
◆ 배터리 시장 주도적 위치지만 캐즘 직격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25조6000억원, 영업이익 575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4%, 73% 감소했다.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제외한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60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하여 캐즘의 영향권 내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시장 주도적 위치를 지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CATL과 비야디(BYD)에 뒤쳐지긴 했으나 리튬인산철(LFP)·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등을 공급하고 원통형 등 표준화 제품의 신규 판매처를 확대해 경쟁을 이어가고자 한다.
지난 몇년 간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를 다양화했다. 현대차·기아부터 르노,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과 다양하게 거래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글로벌 13개 전기차 제조사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제품 출시와 시장 공략을 꾸준히 진행했다. 지난해 7월 르노 전기차 파우치형 LFP 배터리, 9월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용 배터리, 11월 리비안 전기차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를 수주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신차를 지난해 속속 출시 했지만, 수요는 정체일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1월 기준 북미지역 성장률10.1%로 전년 동기 대비 40.2%p(포인트) 둔화됐고, 유럽 지역은 역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혀 캐즘의 영향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은 "캐파 증설 속도와 규모는 보수적 수요예측을 통해 조절하며 재무건전성도 지키고자 한다"며 "지난해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수주한 LFP 및 고전압 미드니켈 같은 신규 케미스트리를 양산하고 일부 전기차 생산라인에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환을 추진하여 고객 제품 라인 운영의 호환성을 강화하겠다"고 캐즘 탈출 방안을 설명했다.
최영석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자동차 결함조사 위원장은 "전반적으로 전기차는 침체기의 끝에 있고, 시장이 안 좋아지니 BYD나 유럽의 메이저 자동차사들이 3000만원대의 보급형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다"며 "차 값과 충전 요금이 싸야 하고 충전 편의성이 더 좋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신차·중고차·렌트카 가리지 않는 수요 정체
전기차는 아직 자동차 시장의 비주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 2629만8000대 중 전기차가 68만4000대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화재 사고로 국내에서 전기차가 안 팔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사용한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 전기차, 벤츠 EQC400 4MATIC는 지난해 11월 화재 사고를 겪었다.
전기차는 배터리 품질·충전 편의성 등 동력 문제에 계속 발목잡히고 있다. 중고차 구매자는 배터리 성능 저하와 수명 단축으로 인해 교체 비용과 잔존 수명을 확인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렌트카는 신차 구입보다 비용 부담이 적어 전기차 입문자들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나, 이용자들이 충전소를 찾아 이동해야 하고 충전 시간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기 어렵다.
최 위원장은 "신차가 잘 팔려야 중고차값도 올라가고, 렌트카는 차량을 고를 수 없다"며 "캐즘 문제는 신차, 중고차, 렌트카 모두 공통이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