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협의체인 DAXA(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가 가상화폐 위믹스의 거래지원을 종료하기로 한 데 대해 위믹스 재단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재단은 이번 결정을 "자의적인 판단"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는 3일 경기도 성남 판교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DAXA의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최대한 성실히 소명했음에도 거래지원이 중단된 것은 유감스럽다”며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절차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DAXA는 고팍스, 업비트, 빗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5개 원화 거래소가 구성한 협의체로, 전날 위믹스를 상장폐지 대상으로 결정했다.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발행한 블록체인 기반 게임용 가상자산이다.
김 대표는 DAXA의 결정 과정을 문제 삼았다. 그는 “민간 단체임에도 상장과 폐지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기준과 절차는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단 몇 줄의 공지만으로 수천억 원 규모의 자산 거래가 중단될 수 있는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상장폐지 결정은 지난 2월 발생한 유심 지갑 해킹 사건 이후 나온 조치다. 당시 865만여개, 약 90억원 규모의 위믹스 토큰이 유출됐고, 위믹스 측은 3월4일 이를 공개한 바 있다.
김 대표는 해킹 사고 대응이 적절히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외부 보안업체와 공동 대응에 나섰다. DAXA 요구에 따라 KISA 인증을 받은 보안컨설팅도 진행했다”며 “그런데도 거래지원 종료 이유로 보안 문제를 언급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DAXA의 결정이 시장 안정성에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식의 불투명한 상장폐지 결정이 반복된다면, 국내 투자자뿐만 아니라 해외 프로젝트들도 한국 시장을 신뢰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위믹스는 지난 2022년에도 유통량 공시 문제로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 바 있으며, 법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DAXA의 손을 들어준 전례가 있다. 김 대표는 “그때는 일부 책임이 우리에게 있었지만, 이번 사건은 불가항력적인 해킹으로 인한 것이며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블록체인 사업에 이미 수년간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고, 현재도 300여명의 인력이 관련 업무에 투입돼 있다”며 “싱가포르 재단을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열고, ‘레전드 오브 이미르’ 글로벌 버전 출시와 함께 해외 거래소 상장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