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 중심 적자 폭 확대
글로벌 운임 하락, 항공 수익성↓
비용 효율화·구조 재편 내실 강화

대한항공 A330-300.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A330-300. 사진=대한항공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올해 2분기 복합적인 악재 속에서 전반적인 실적 부진을 겪은 가운데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항공사들은 이번 실적 부진을 계기로 비용 효율화와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며 전략 재정비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위기 속 전략 변화 '불가피'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는 384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수치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대한항공에 인수된 아시아나항공이 올 2분기 영업이익 3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달 매각이 완료되는 화물사업에 대한 감가상각비용이 감소해 전체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7.5% 줄어든 결과로 해석된다.

올 2분기 실적 부진 배경에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로 인한 글로벌 화물 운임 급락도 자리한다. 글로벌 항공 화물 운임 지표를 나타내는 발틱항공화물운임지수(BAI)는 지난해 말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

LCC는 여객 운임 하락과 경쟁 심화로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됐다. 제주항공의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적자 컨센서스는 39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무안공항 사고 이후 운항 편수를 10% 이상 줄이며 안정성 확보에 집중한 결과 매출 컨센서스도 21.8% 감소한 3511억원에 그쳤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도 적자 폭이 확대되며 경영 부담이 가중됐다.

여객 운임 하락은 일본과 동남아 등 주요 노선에서 경쟁 심화에 따른 결과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제주항공의 국제선 여객운임은 1㎞당 71원, 진에어는 83원으로 각각 5% 감소했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생존 위한 혁신과 협력 가속화

올 2분기 실적 부진은 항공업계에 위기지만 체질 개선과 혁신을 추진할 중요한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각사들은 노선 다변화와 비용 절감, 운영 효율화를 통해 돌파구 모색에 나섰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및 화물사업 매각은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핵심 축이다.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LCC 역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전략적 제휴와 협력, 디지털 마케팅 강화 등 차별화에 집중한다. 고객 신뢰 회복과 안전성 강화, 서비스 혁신을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힘을 쏟는다.

또한 항공사들은 친환경 경영과 디지털 혁신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모색한다. 탄소 배출 저감과 지속 가능한 운영과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한 기술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미래시장 대응력을 높였다.

실적 부진에 따른 위기 국면은 항공업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 적응하고 경쟁력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업계가 이번 변화를 발판 삼아 다시 한 단계 도약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화물 운임 하락과 여객 수요 둔화 등 단기 변수로 항공사들의 수익성이 위축됐다”며 “다만 각사마다 수익구조 개선, 친환경 투자, 네트워크 재편에 나서며 중장기적으로는 체질 개선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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