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비중 80%는 사업 기회인 동시에 리스크
국물라면 '맵'·건면 '탱글'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속도
헬스케어 브랜드 론칭· 건기식 소재 계약 등 신사업 확장  

삼양식품이 2012년부터 선보인 불닭볶음면의 다양한 시리즈.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이 2012년부터 선보인 불닭볶음면의 다양한 시리즈. 사진=삼양식품

[서울와이어=김익태 기자] ‘불닭’ 브랜드로 글로벌시장을 휩쓴 삼양식품이 식품업계 최초로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하며 전례 없는 고공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이라는 특정 제품에 편중된 실적 구조를 탈피하고자 신제품 확대, 생산시설 증설, 헬스케어 사업 진출 등 이른바 ‘포스트 불닭’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10조490억원으로 국내 식품기업 중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5월 황제주 반열(100만원)에 들어선 지 약 한 달 반이 지난 최근 주당 144만원대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식품기업으로서 이례적인 주가 흐름에 삼양식품의 고공 랠리가 지속될지 관심을 보인다. 삼양식품의 목표 주가를 최고 170만원까지 올려잡은 증권사도 나오는 등 시장에서는 향후 주가 흐름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폭발적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 건 강력한 해외 수출 실적이다.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290억원, 영업이익은 1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67% 늘었다. 해외 매출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했고 그중 80%는 불닭볶음면 및 관련 소스에서 나왔다. 말 그대로 불닭 하나로 글로벌 식품기업 반열에 오른 셈이다.

삼양식품은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시설을 공격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준공한 경남 밀양 2공장은 연간 8억3000만개 생산이 가능하며 이로써 삼양식품의 총 라면 생산능력은 기존 18억개에서 28억개로 확대됐다.

첫 해외 생산시설로 연 7000억원 규모 생산이 가능한 중국 저장성 자싱시 공장도 최근 착공,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법인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미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유럽(네덜란드) 등에 판매 법인을 두고 있으며 음악축제인 코첼라 페스티벌 등 해외 현지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국가별 입맛을 고려한 불닭 확장 제품 역시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불닭으로 편중된 매출 구조는 사업 기회인 동시에 리스크 요인이기도 하다. 실제 내수 매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감소세다. 이에 삼양식품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물라면 브랜드 ‘맵(MEP)’과 건면 브랜드 ‘탱글(Tangle)’은 각각 태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반응을 얻으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신사업 확대도 눈에 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부터 식물성 헬스케어 브랜드 ‘잭앤펄스(Jack&Pulse)’를 론칭해 비건 단백질 음료, 건강기능식품, 간편식 등을 출시했다. 여기에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건기식 소재 독점 계약까지 체결하며 헬스케어 영역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삼양식품은 맵, 탱글 등 신규 브랜드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 초 신성장브랜드본부를 신설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주요 제품 브랜드별로 불닭브랜드본부와 신성장브랜드본부 두 개로 구성돼 있다”며 “신성장브랜드본부를 통해 맵·잭앤펄스·탱글 등 신규 브랜드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총괄해 글로벌 시장 내 지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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