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아이스크림 수출 효자 품목 성과
글로벌 수요 발맞춰 해외 공략에 속도
라면업계, 국내선 소비위축 대응 총력

대형 마트 라면 코너에서 직원이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형 마트 라면 코너에서 직원이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김익태 기자] 올해 상반기 K-푸드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라면과 아이스크림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출 효자 품목으로 굳건히 자리잡았다.

주요 식품업체들은 글로벌 수요에 발맞춰 현지 공장 설립과 유통망 확대 등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소비 위축과 가격 인상 부담 등으로 실적 둔화를 겪고 있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K-푸드 플러스(농식품·농산업) 수출액은 66억7000만달러(약 9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이 중 농식품 수출액은 8.4% 늘어난 51억6000만달러였다.

가공식품 중에서는 라면과 아이스크림이 각각 24%, 23.1%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라면 수출액은 상반기에만 7억3000만달러(약 1조원)에 달한다. 매운맛 라면과 매운 크림라면 등의 신제품 인기에 힘입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각각 40% 이상 수출이 늘었다. 유통망 안정성과 브랜드 인지도가 수출 호조를 뒷받침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의 경우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식물성 제품 중심의 현지화 전략이 통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메로나는 미국 내 한국산 아이스크림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딸기·망고 등 다양한 현지 맞춤형 맛 출시로 입지를 강화했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이에 발맞춰 해외 생산거점을 확장 중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3일 첫 해외 공장인 중국 자싱 공장 착공식을 가졌으며 국내에서도 최근 밀양 제2공장을 가동으로 해외 공급량도 대폭 늘리고 있다. 오는 2027년 자싱 공장이 완공되면 삼양식품은 국내외 5개 공장에서 연간 최대 35억 개의 '불닭볶음면'을 생산하게 된다.

농심은 부산 녹산 수출 공장을 건립 중이며 오뚜기 역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 역량을 키우고 있다. 빙그레와 롯데웰푸드도 미국, 유럽, 인도 등에서 아이스크림 유통망을 확대하며 공격적인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연말까지 K푸드 플러스(K-Food+) 수출 목표 140억 달러가 달성되도록 수출기업의 상품 개발, 해외 온·오프라인 판촉, 관세·비관세장벽 등 컨설팅, 환율·물류 등 수출 리스크 대응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냐”며 콕 집어 언급한 계기로 물가를 올리는 주범으로 몰리며 국내 라면 가격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또 고물가와 소비 둔화 영향으로 국내 라면 소비가 정체되면서 업체들은 판매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대응책을 짜내고 있다.

농심은 외식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젊은층 공략에 나섰고 오뚜기는 브랜드 리뉴얼과 틈새 수요 맞춤형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활기를 모색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여름철 야외 활동을 겨냥한 체험형 팝업존을 운영하며 브랜드 접점 확대에 힘쓰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가격 민감도가 높아 물가 인상에 따른 비판 여론이 크지만 해외에서는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 기반의 수요가 더 크게 작용한다”며 “K-푸드 인기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이며 동시에 국내 소비 진작을 위한 지속적 투자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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