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에 LG생건 넘어 국내 시총 2위 달성
1분기 매출·영업익 급증, 연 매출 1조 기대감
뷰티기기 '메디큐브 에이지알' 글로벌서 인기
2분기 실적도 전년비 2배 가까이 증가 전망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뷰티업계 '신흥강자'로 떠오르는 에이피알의 성장세가 매섭다. 매출 '1조 클럽' 달성 기대감을 높이는 가운데 시가총액 기준으로 원조 뷰티강자인 LG생활건강까지 넘으며 K뷰티 대표주자라는 목표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에이피알의 시가총액은 5조3718억원을 기록, LG생활건강의 5조3336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서면서 국내 시가총액 기준 뷰티 상장사 2위에 올랐다. 상장 1년4개월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에이피알은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8조3118억원)을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에이피알은 상장 당시 공모가 기준 시총이 1조896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달 23일 기준 5조3718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 커졌다. 에이피알은 한때 화장품 빅3로 불리던 애경산업을 제친 데 이어 LG생활건강까지 눌러버렸다.
주식시장에서 에이피알의 이같은 질주는 급격한 매출 증가가 뒷받침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올 1분기 2660억원의 매출과 54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9%, 97% 늘어난 수치다. 반면 LG생활건강의 매출은 1조6979억원, 영업이익 1424억원으로 각각 1.8%, 5.7% 줄었다.
에이피알은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2500억원대 고지를 넘어선 것은 물론 영업이익률도 20.5%를 달성했다. 특히 화장품 및 뷰티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16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뷰티 디바이스 부문 역시 매출 909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올랐다.
에이피알은 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2014년 기업 설립 첫 해인 매출은 2억원에 불과했으나 창업 12년만에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회사로 성장했다.
뷰티업계에서 연매출 1조원을 넘긴 기업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뿐이며 화장품 ODM·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까지 포함할 경우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에 그칠 정도로 드물다.
글로벌 시장 다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에이피알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미국(27%)과 일본(11%), 중화권(11%), 유럽 및 중동(23%) 등 다양한 지역에서 고르게 성과를 내면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미용기기의 세계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기준 400만개를 넘었다. 13초마다 한 대씩 판매된 꼴이며, 이 중 200만대는 해외에서 판매됐다.
최근에는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 신제품 모델로 장원영을 발탁하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핵심 시장인 미국, 홍콩 등에서 오프라인 팝업매장을 열어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유럽과 동남아 등 신규 판로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해외시장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것을 발판 삼아 에이피알은 더 큰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올해 연결 기준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700억~1800억원 수준을 달성해 ‘뷰티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를 선언했다.
지난해에는 외형 성장에 집중하면서도 수익성 방어에 힘을 쏟는 등 안정적인 구조를 구축한 만큼 에이피알이 단기간에 어디까지 성장할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에이피알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교보증권은 올 2분기 에이피알이 연결기준 매출 2964억원, 영업이익 637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90.6%, 영업이익은 127.5% 증가하는 수치다.
권우장 교보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2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본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메디큐브 브랜드 인지도가 빠르게 높아지면서 실적이 크게 확대되는 구간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앞으로도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 해외 시장을 축으로 고속 성장세를 이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제품력과 고객 중심의 서비스와 마케팅 전략 등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