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 부담 낮추고 고객 유입, 데이터도 확보
"자사앱이 배달앱 대체할 이유 만들어야" 지적도

앞으로 배달 애플리케이션(배달앱)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덜 짜고, 덜 달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외식업계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김익태 기자] 외식업계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지속되면서 치킨, 햄버거, 커피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들 사이에 자사 앱을 통해 직접 주문을 유도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점주의 수익성 개선은 물론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장기적인 충성 고객 관리에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실제 이 같은 유입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면서 자사 앱 강화 흐름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평균 배달 수수료율은 약 24%, 일부 업종에서는 인건비보다 수수료 부담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는 자사 앱을 통한 직접 주문을 활성화함으로써 점주의 수익성을 방어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bhc는 지난 2월 자사 앱을 전면 리뉴얼한 뒤 4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자사앱 가입 시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인기 메뉴인 ‘콰삭킹’ 출시와 연계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맥도날드는 기존 맥딜리버리 앱을 흡수해 공식앱 내 배달 기능을 통합했고 최소 주문 금액을 낮추고 포인트 적립 등 혜택을 더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맘스터치 역시 리뉴얼 이후 월 평균 매출이 2배 이상 늘었고 자사앱 회원 수도 지난달 기준 51만명을 돌파했다.

이디야커피는 음료 구매 시 선택형 스탬프 쿠폰을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자사 앱은 배달 수수료를 줄이는 목적 외에도 브랜드 충성도 강화와 고객 데이터 확보라는 이점이 크다.

배달 플랫폼을 통해 유입된 고객 정보는 외식 브랜드가 직접 수집하기 어렵지만 자사앱을 통해 가입한 고객의 구매 패턴, 선호 메뉴, 이용 시간 등을 바탕으로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BBQ는 FC바르셀로나 경기 티켓을 증정하는 ‘골든 티켓 페스타’를 자사앱 단독 이벤트로 진행해 앱 가입자 수와 트래픽을 각각 6배, 8배 끌어올렸다. bhc도 토스와 협업해 뿌링클 치킨 증정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하루 평균 앱 가입자 수가 373% 증가하는 등 높은 효과를 봤다.

교촌치킨은 고객 등급별 혜택을 강화한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배스킨라빈스는 플레이버 스캔, 모바일오더 등 편의 기능을 담은 ‘배라앱’을 출시해 디지털 전환에 힘을 싣고 있다. 노브랜드버거, 프랭크버거, 두찜 등도 자사앱 중심의 고객 유입 전략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자사앱을 사용할 근본적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선 브랜드별로 각각의 앱을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배달앱 대비 실시간 배송 추적, 리뷰 기반 검색 등 기능 면에서도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서울시가 프랜차이즈 가맹점 186곳을 대상으로 매출 구조를 조사한 결과 전체 매출의 48.8%가 배달앱을 통한 주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자사앱이 배달플랫폼을 대체하려면 단순한 비용 절감 이상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며 “충성 고객을 위한 혜택과 편의성,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어떻게 제공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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