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정상화로 기단 교체 속도 증가
신기종 도입 확대, 시장 주도권 확보
기단 현대화 가속, 운항 경쟁력 강화

[서울와이어=최찬우 기자] 국내 항공사들의 기단 현대화 작업이 본격적인 실행 국면에 들어섰다. 운항 효율성 제고와 중장거리 전략 강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대응까지 아우르는 경쟁력 재정비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보잉의 생산 지연이 해소돼 항공사들의 기단 교체 작업도 본격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신기종 도입 박차… 기단 전환 본격화
30일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들어 B737-8, B787-9, B787-10 등 총 7대의 보잉기를 신규 도입했다. 지난해 도입한 보잉 항공기(6대)를 7개월 만에 넘어선 수치다. 연말까지 15대를 추가로 들여올 계획으로 기단 교체 전략이 현실화됐다.
대한항공이 도입한 B787-10은 중대형 장거리 운항에 최적화된 기종으로 연료 효율은 기존 B777 대비 25%가량 높다. 단거리 전용인 B737-8 역시 최신 LEAP-1B 엔진을 장착해 연료 절감과 탄소 배출 저감 측면에서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선호도가 급등했다.
항공기가 곧 수익성과 직결되는 자산이 되면서 항공사들도 장기적 관점에서 선택을 달리하는 셈이다.
제주항공은 올 들어 3개월 연속으로 B737-8을 1대씩 도입했다. 연말까지 2대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그간 기단 확대에 신중했던 저비용항공사들도 보잉의 생산 회복세에 맞춰 점진적 전환에 나섰다.
중대형 항공기 운용에 집중하는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B787-9을 2대 도입해 총 9대까지 기단을 확대할 예정이다. 환승 수요와 미주 중장거리 노선 등 기존 대형 항공사가 주도하던 영역에 도전하기 위해 항공기 확보가 출발점이라는 판단이다.

◆규제가 바꾼 항공사 도입 전략
이처럼 기단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항공사들이 신기종 도입에 나서는 또 다른 배경은 강화되는 환경 규제와 ESG 대응이다.
항공업계는 이미 항공기 교체의 동기를 ESG와 글로벌 규제 변화에서 찾아냈다. B737-8은 기존 B737 대비 연료 효율이 약 14% 높고 소음 기준도 최신 국제 기준을 충족한다. 탄소세(CORSIA)와 지속가능항공연료(SAF) 의무 혼합 비율 등 환경 규제가 강화돼 신기종은 규제 리스크를 줄이는 핵심 투자처가 됐다는 분석이다.
유럽연합(EU)은 항공 부문에 대한 배출권거래제(ETS) 강화에 나섰다. 항공기 제작사도 신기종 인도 우선순위를 환경 인증 기준 충족 여부에 따라 조정하는 추세다. 연료 절감, 운항 거리 확대, 정시율 개선까지 가능한 신기종 확보는 결국 ‘환경이 곧 수익’이 되는 시대에 대응하는 생존 전략으로 떠올랐다.
항공사별 전략에 따라 도입 기종과 속도는 다르지만 항공기 경쟁력 확보 없이는 수익 회복도 요원하다는 현실 인식은 공통적이다. 단거리 운항에 집중해온 LCC들도 중단거리 국제선, 환승 노선 확대를 준비하며 ‘기단 프리미엄화’ 흐름에 올라탔다.
업계 관계자는 “보잉의 납기 정상화가 도입 속도를 높인 것은 분명하지만 항공사들이 항공기를 핵심 수익원으로 인식하는 점이 근본적인 변화로 보인다”며 “인식 전환이 항공업계 전반의 전략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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