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관세 25%에서 15%로 낮추기로 결정
2주후 백악관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 진행 예정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화장품 수출 규모 '오름세'
관세 10%에도 'K뷰티' 인기 여전… 정부 지원 약속

노마스크 기대감에 색조화장품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픽사베이
노마스크 기대감에 색조화장품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고정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15%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뷰티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출 효자' 품목인 만큼 관세 영향으로 성장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이미 통보된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미국이 협상을 타결한 유럽연합(EU), 일본과 같은 관세 수준이다. 유럽연합은 6000억 달러 투자와 7500억 달러 규모 에너지 구매, 일본은 5500억 달러의 투자를 각각 약속하고 관세협상을 마무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한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며 "2주후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한국은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LNG 등 에너지 1000억 달러어치를 구매할 예정이다.

극적인 타결로 예상 관세율이 25%에서 15%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국내 기업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AP통신은 미국시장에서 입지를 키운 한국 화장품산업이 25% 관세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치른 비용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한국 화장품은 글로벌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는 수출액 17억 달러(약 2조3509억원)을 기록해 프랑스를 제치고 처음으로 미국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의 올 상반기 수출 규모는 55억 달러(약 7조6213억원)를 잠정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14.8%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상반기 수출액이다. 미국 수출액은 10억2000만 달러(약 1조3800억원)으로 1위(10억8000만 달러)인 중국을 바짝 쫓고 있다. 최근 5년간 미국 수출액은 2배 이상 성장했다.

관세 영향이 없다면 연간 대미 수출액은 20억 달러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15% 관세가 확정되면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만큼 경쟁력은 여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올 4월부터 보편관세 10%를 부과했다. 본격 관세가 적용된 4월부터 지난달까지 미국 K뷰티 수출 규모는 1만6573톤으로 전년 동기(1만4667톤)보다 13% 높았다.

해외에서 '가성비 제품'으로 인기를 끈 만큼 10% 관세는 크게 타격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확정된 15% 관세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정부는 화장품업계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지난 30일 대미 수출 지원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청장은 "K-뷰티 수출지원을 위해 화장품과 원료물질에 대한 품목분류 가이드북 제작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기업이 수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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