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해지 소송서 美 법인과 현지 유통사 양측 증언 공방

오뚜기 대풍 공장. 사진=오뚜기
오뚜기 대풍 공장. 사진=오뚜기

[서울와이어=황대영 기자] 오뚜기 아메리카가 현지 유통사 OTG 뉴욕과 계약 해지를 놓고 벌이는 법적 공방에서 현직 직원부터 최고경영자(CEO)격인 법인장까지 소환될 전망이다. 원고 측인 OTG 뉴욕이 소송 과정에서 핵심 정보가 누락된 상태이며, 핵심 인물들의 증언이 불가피하다고 요청하면서다.

7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州) 지방법원에 따르면 오뚜기 아메리카와 OTG 뉴욕은 공동 현황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OTG 뉴욕은 오뚜기 아메리카로 이직한 전 직원 이 모 씨와 오뚜기 아메리카 박 모 법인장을 포함한 복수의 인물을 대상으로 공식 증언 녹취를 청구했다. 오뚜기 아메리카도 OTG 뉴욕 측의 최 모 대표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공식 증언을 진행하기로 했다. 

원고 측에 따르면 이 씨는 한 때 OTG 뉴욕에서 영업관리자로 재직하며 미국 동부지역 고객들을 직접 담당한 인물이다. 현재 그는 오뚜기 아메리카로 이직한 상태다. OTG 뉴욕은 이 씨가 오뚜기 아메리카의 고객 유치 전략 및 영업 기밀 이전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증언을 통해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오뚜기 아메리카 박 모 법인장 역시 이번 소송에서 중요한 증언자로 지목됐다. OTG 뉴욕은 “박 법인장은 OA의 미국 내 영업 전략과 조직 재편, 경쟁사(OTGNY) 출신 인력의 채용과 고객 접촉 등 의사결정에 관여한 최고 책임자”라며, “전략적 확장 및 고객 이전이 경영 차원에서 어떤 판단을 바탕으로 이뤄졌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뚜기 아메리카, OTG 뉴욕이 현지시간 7월 22일 제출한 공동 현황 보고서 중 일부. 사진=뉴저지 지방법원
오뚜기 아메리카, OTG 뉴욕이 현지시간 7월 22일 제출한 공동 현황 보고서 중 일부. 사진=뉴저지 지방법원

이번 소송은 오뚜기 본사의 브랜드 정책 변경을 기점으로 발생했다. OTG 뉴욕은 한 때 오뚜기 브랜드 제품을 미국 동부지역에 유통한 업체다. 하지만 2023년 말 오뚜기 본사 및 오뚜기 아메리카와의 브랜드 사용 계약이 종료됐다. 이후 OTG 뉴욕은 기존 고객 및 전직 직원 일부가 오뚜기 아메리카로 이동했다며, 이 과정에서 “조직적인 부당 유인 및 영업비밀 침해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고 측은 오뚜기 아메리카가 자사의 고객사에 직접 접근하거나 할인 정책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거래 관계를 전환했으며, OTG 뉴욕 내부 인사 채용 및 사내 정책자료 활용 등도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OTG 뉴욕은 오뚜기 아메리카가 동부 고객 관련 매출 자료, 고객 접촉 이메일, 전직 직원 채용 관련 문건, 내부 전략자료 등 핵심 증거를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에 OTG 뉴욕이 박 법인장을 포함한 실명으로 직접 증언을 예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반적인 민사소송에서 실명 소환 예고는 해당 인물의 진술이 사실관계를 가를 결정적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 이뤄진다. 이들이 전·현직 인사로서 오뚜기 아메리카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인 만큼, 실제 증언 내용은 소송의 핵심 쟁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 아메리카 측은 이번 보고서에서 “900쪽 이상의 문서를 이미 제출했으며, 남은 요청은 협조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OTGNY 측은 “핵심 정보가 누락된 상태이며, 핵심 인물들의 증언이 불가피하다”고 맞서고 있어 양측의 증거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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