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계열사 그린 글로벌 우타마 1462억원 채무보증
팜유 최강대국서 비즈니스 수혜…환경 문제 등은 변수

LX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 팜(Palm) 농장 전경. 사진=LX인터내셔널.
LX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 팜(Palm) 농장 전경. 사진=LX인터내셔널.

[서울와이어=이민섭 기자] 종합상사기업 LX인터내셔널이 인도네시아 팜유 사업 성과 최대화를 위해 현지 계열사를 지원한다. 글로벌 팜유 최대 생산국에서 기존에 구축한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움직임이지만 환경 문제 등은 변수로 꼽힌다. 

5일 종합상사업계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어 계열사 그린 글로벌 우타마에 대한 1462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해외에서 자사 법인이 사업할 때 신용 등의 이유로 자금 확보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며 "해외에 법인이 있는 다른 기업들도 하는 통상적인 지급보증"이라고 밝혔다.

그린 글로벌 우타마는 인도네시아에서 2020년에 설립됐고 팜오일 트레이딩 사업에 주력하는 기업이다. 그린 글로벌 우타마는 LX인터내셔널의 인도네시아 팜 사업 투자 및 운영과 유지 트레이딩 사업에서 일익을 담당한다. 

LX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PAM 농장 ▲TBSM 농장 ▲GUM 농장 등 3개의 팜 농장을 보유한다. 3개 농장의 합산 생산량은 연간 약 19만톤(t)이며 LX인터내셔널은 3곳 모두에서 100%의 지분을 갖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유지 트레이딩 사업에서 팜 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판매·유통 물량 확대를 지속한다. 현재는 팜유, 정제팜유 등을 연간 총 120만t을 취급하지만 앞으로 팜부산물, 폐식용유, 대두유, 기타 식용유지 등으로 유지 제품의 취급 범위를 확대하려 한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팜유는 기본적으로 현지 내수용이지만 다변화를 모색 중"이라며 "인도네시아는 가장 중요한 전략 지역이고 현재 보유 자산을 기반으로 최대 성과를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이 인도네시아 팜유 사업에서 성과를 내려고 할 때 외부 변수가 보다 크게 작용한다. 그 변수로는 ▲인도네시아의 팜유 시장 특성 ▲환경 문제 ▲글로벌 각지의 시장 특성이 꼽힌다.

한국무역협회 자카르타 지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23~2024년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 56%, 생산량 4300만t의 팜유 최강대국이다. 팜유 사업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현지의 발전된 인프라로부터 수혜를 보는 구조다.

이재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아직 직접적인 수혜를 한국으로 가져오는 건 아니고 지분 투자나 관계사 쪽에서 배당을 받는 식으로 현지에서 수익을 발생시키는 쪽"이라며 "한국 측 수요는 재투자, 지분 증대, 신규 플랜테이션 농장 조성 등 기업의 전략에 따라 달라질 문제"라고 설명했다. 

환경 문제는 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팜유 사업 성패의 또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팜유 농장을 만들기 위해 자연산림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있어 유럽에서는 인도네시아 팜유 불매 운동이 벌어진 적도 있다.

LX인터내셔널은 환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팜유 생산 및 판매 글로벌 인증(RSPO, ISPO)를 취득했으나, 유럽 시장의 일부 비판적 시각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플랜테이션 특성상 자연 훼손이 불가피하게 발생해 인증을 받았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며 "훼손된 숲 면적만큼 새 숲을 조성하면 좋겠지만 대상 면적이 너무 넓어 힘들다"고 말했다. 

유럽과 달리 아시아 지역 소비자들은 환경 문제를 덜 신경쓰고 팜유 수요도 더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연구원은 "중국은 튀긴 음식이 많아 기존에 미국에서 대두, 콩기름, 옥수수 기름 등을 많이 수입했는데 미국과 껄끄러운 상황이 생겨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며 "팜유 수출 수요가 생기고 중국이 물량을 소화하기 시작하니 글로벌 가격이 올라간다"고 부연했다. 

LX인터내셔널의 채무보증은 특별한 가치 판단보다는 비즈니스 차원의 일반적인 접근으로 풀이된다. 종합상사 기업으로서 대규모 재원으로 농장 개발에 초기부터 지분 투자를 하고 사업 설계부터 하는 개발자로서 현지에 자리잡고 미래를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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