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트레이닝복 유명해지며 급성장후 매출 하락
상반기 추정적자 50억원…브랜드명 변경, 반전 기대
기존명 부정적 해석 담겨… 해외서 사용 기피 조언돼

NDY 25FW 컬렉션 화보. 사진=에이피알 제공
NDY 25FW 컬렉션 화보. 사진=에이피알 제공

[서울와이어=고정빈 기자] 에이피알의 패션 브랜드 널디가 브랜드명을 교체한 가운데 영어권 해석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19일 에이피알에 따르면 스트릿 패션 브랜드 널디(NERDY)는 브랜드명을 ‘NDY(엔디와이)’로 교체하고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담긴 25FW 컬렉션을 공개했다. 공식몰을 통해 브랜드명 변경 소식과 신규 라인업을 선보였다.

2017년 론칭된 널디는 그동안 캐주얼하면서도 스포티한 스트릿 감성을 담은 패션 브랜드로 특유의 강렬한 색감과 개성 있는 디자인을 통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보라색상의 트레이닝복이 유명해지면서 매출이 급성장했다.

다만 새롭게 붙여진 이름 ‘NDY’는 ‘Not Defined Yet’(아직 정의되지 않은)의 줄임말로, ‘Define Nothing. Be Everything’(정의하지 말라. 모든 것이 돼라)라는 슬로건 아래 무한한 가능성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움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브랜드의 새로운 포부를 담았다.

기존에 널디가 ‘나만의 자유로움’을 강조했다면 NDY는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변화하는 나’를 강조하며 브랜드 세계관에 유연함과 확장성을 더했다.

NDY는 기존 널디의 시그니처 라인이었던 트랙 수트를 기반으로 신규 ‘NDY’ CI를 적용하고, 더욱 다채로워진 색상과 소재를 적용해 NDY만의 ‘정의되지 않는 자유로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컬렉션 대표 제품인 ‘클래식 NY 트랙’에는 네이비, 핑크 등 총 4종의 색상을 추가했고 코듀로이 소재를 적용한 라인도 새롭게 선보이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리본 트랙’ 역시 3종의 색상과 벨로아 소재를 적용한 신규 라인을 선보였다.

널디는 과거와 달리 최근 에이피알에서 아픈손가락으로 꼽힌다. 널디 사업부문 매출은 2020년 551억원, 2021년 849억원, 2022년 914억원으로 성장했으나 2023년 7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4% 감소했다. 올 상반기 널디의 추정 적자는 50억원이다.

핵심 국가인 중국의 경기 악화 영향으로 타격을 입은 것이다. 에이피알은 K뷰티 흥행을 주도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만큼 널디의 상황은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힘들다. 이에 널디는 이번 브랜드명을 새로 변경하며 재도약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널디는 새로운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트렌드에 발맞춰 브랜드 세계관을 확장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층을 더욱 넓히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영어권에서 널디의 의미를 의식해 변경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영어권에서는 'nerdy'가 '멍청하고 따분한 사람' 또는 '사회성이 부족한 괴짜'로 해석되며, 일부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되기도 한다.

브랜드 관계자는 “NDY는 그간 널디가 선보였던 자유롭고 개성 있는 스타일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유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디자인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며 “새로운 NDY의 행보에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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