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위한 AAK 인수예정자 선정 신청
스토킹 호스 방식 추진, 이달 매각 공고
고물가·내수침체 이어져 매출 지속 감소
조기 정상화 전환점…"안정성 확보할 것"

명품 온라인플랫폼 발란이 인수예정자를 신청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명품 온라인플랫폼 발란이 인수예정자를 신청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고정빈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체 발란이 약 4개월 만에 인수 예정자를 찾으면서 서비스 정상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회생 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위한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아시아 어드바이저스 코리아'(AAK)를 선정해달라고 서울회생법원에 신청해 승인받았다.

AAK는 서울 기반의 부티크 패밀리오피스 투자사다. AAK는 부동산·기업부터 신기술 분야 등에 160건 이상 투자했고 최근에는 호텔·레지던스, 엔터테인먼트, 블록체인 등으로 투자를 다각화하고 있다.

발란 매각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어 AAK뿐만 아니라 나머지 인수 의향 업체들에도 기회가 있다. 스토킹 호스는 조건부 인수예정자를 정해 놓고 공개경쟁 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매각 절차는 ▲이달 말 공개 매각 공고 ▲다음 달 5일 인수의향서(LOI) 및 비밀유지확약서 제출 마감 ▲내달 8∼19일 실사 진행 ▲ 내달 19일 본입찰 마감 순으로 진행된다. 다음 달 중 최종 인수 예정자가 확정된다.

AAK의 인수 제안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개입찰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업체가 없으면 AAK가 발란 인수자로 확정된다. 입찰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업체가 나와도 AAK가 해당 조건을 맞추면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인수할 수 있다.

발란은 지난 3월31일 일부 입점사에 판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채로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발란의 판매자 미정산 대금은 176억90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발란은 온라인 명품 플랫폼 1세대 업체로 2015년 설립돼 1300여개 입점사를 보유하고 있다. 월평균 거래액도 300억원에 이른다. 머스트잇, 트렌비 등과 함께 명품 플랫폼 열풍을 타고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고물가와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며 명품 소비가 위축됐고 온라인 플랫폼 간 경쟁도 심화되며 매출과 수익성이 악화됐다. 한때 배우 김혜수를 모델로 기용하며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이어간 과도한 마케팅 비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발란은 의 영업이익은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의 누적 영업손실액은 724억원에 달한다. 2020년 243억원이었던 매출은 2022년 891억원까지 치솟았지만 2023년 392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발란은 회생 개시와 동시에 AAK로부터 DIP 금융을 조달받았다. DIP 자금은 회생 절차 중 법원 승인하에 외부 투자자가 제공하는 운영자금으로 기존 채권자보다 우선 변제권을 인정받는 구조다.

발란은 이를 통해 서비스 운영을 유지하고 인수 절차를 원활히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발란 관계자는 "이번 스토킹호스 계약은 단순한 회생 절차의 일부가 아니라 조기 정상화와 지속 성장의 전환점"이라며 "이를 통해 사업 안정성과 글로벌 확장 모멘텀을 동시에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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