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했던 한덕수, 끝내 분수 못 지켜"
"합리적이던 이상민, 옆에서 벼락 맞아"

[서울와이어=정현호 기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2·3 비상계엄과 관련 내란 가담·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동시에 겨냥했다. 그는 두 인물 모두 본래의 성품과 달리 잘못된 선택을 하다 몰락했다고 꼬집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본래 한덕수라는 사람은 사려 깊고 신중한 인물이었는데 끝까지 분수를 지켰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나라를 망치고, 보수를 망치고 당을 망치며 저렇게 인생을 끝내는구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았을 때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해야 아름답게 관료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누차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추종 세력들이 작당하고 일부 보수 언론의 부추김에 휘둘려 대통령이 되겠다는 허망한 꿈을 꾼 결과가 이렇게 될 줄 예견하지 못했느냐”라며 한 전 총리의 몰락을 보수 전체의 실패와 연결 지었다.
이상민 전 장관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홍 전 시장은 “이태원 참사 때 경찰청장과 이상민 장관이 물러나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는데, 그 요구를 뭉개고 있다가 내란 연루로 구속까지 되는 수모를 당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합리적이고 점잖던 사람이 옆 사람 잘못 만나 벼락 맞은 격이 됐다”며 “초상집 상주라도 하겠다고 속옷 차림으로 쇼하는 윤 전 대통령 같은 인물이 있으니 더 말할 필요도 없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한 전 총리는 전날 내란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6시간 넘게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해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특검팀은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다.
특검은 같은 날 이상민 전 장관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위증 혐의로 기소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소방청장에게 “경찰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하라”고 전달하는 등 계엄 집행을 돕는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